우리가 사랑했을까 <詩>

by 이채이

약속은 한 철 지난 바람처럼

허무하다

우리가 서로의 연인이었던 기억만큼

세상은 허구로 가득하다


편지는 오늘도 오지 않았다

나의 하루는

오지 않을 너를 기다림으로 채우는 일


금성의 빛을 따라

밤을 새운 창가에서

오직 너의 마음을 그리워한다


밀어내듯 천천히 다가왔던 너

내게 건넸던 미온한 말들을 떠올린다

너는 여전히 같은 질문에

변함없는 답을 반복하고 있겠지


너의 도착은 또 미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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