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아니, 내가 번 돈인데 왜 이렇게 많이 가져가?’ 소득세,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매번 똑같이 나가지만, 볼 때마다 괜히 억울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하면 세금을 조금이라도 덜 낼 수 있을까?”
공제 항목을 뒤지고, 소득공제 상품을 찾아보고, 심지어 세무 상담까지 받는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가만 보면 이런 고민 자체가 좀 이상하다.
세금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적게 벌면 된다. 소득이 없으면 세금도 없다. 당신이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는 날이 온다면, 그건 돈을 하나도 못 벌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걸 정말 원하는가? 아마 아닐 거다.
우리가 바라는 건 ‘세금이 줄어드는 삶’이 아니라 ‘세금을 많이 내도 남는 게 많은 삶’ 아닐까? 한 달에 세금을 300만 원 낸다고 생각해 보자. 물론 많다. 부담도 된다. 하지만 그만큼 벌었으니 낼 수 있는 거다. 그런 날이 온다면 기분 나쁘기보다는 오히려 자랑스러울 수도 있다.
“와, 나 이렇게까지 벌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생각 하나로 기세를 화끈하게 변화시켜 보자.
“세금은 우리가 문명에 대해 지불하는 입장료다.”
이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우리는 문명의 한복판에 산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아이는 학교에 보내고, 출퇴근길엔 포장이 잘 된 도로를 달린다. 밤에 길을 걷다 불이 켜져 있는 가로등을 보고, 응급 상황엔 119에 전화를 건다. 이 모든 것이 당연한 듯 느껴지지만, 사실은 전부 세금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세금이 없다면? 이 사회는 우리가 익숙하게 누리는 질서와 편의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세금이 늘어나면 걱정도 생긴다.
“정부가 이 돈을 제대로 쓰긴 하는 걸까?” 불신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세금이 아깝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세금을 ‘억지로 떼이는 돈’이라 여기면, 자꾸 손해 보는 느낌만 커진다.
세금이라는 것이 내가 이 문명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입장료라면 조금 비싸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내가 이 사회에서 안전하게, 편리하게, 존엄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세금을 줄이겠다고 애쓰는 대신, 그만큼 벌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더 현명한 전략 아닐까. 세금을 줄이면 불만은 줄지 몰라도, 삶의 질이 따라오지는 않는다. 차라리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나는 지금 문명의 한가운데에 살고 있다. 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입장료를 낼 수 있을 만큼 벌 수 있다는 건, 오히려 감사한 일이다.”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다는 건, 내가 사회에서 그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우리는 종종 ‘덜 내는 법’을 고민하지만, 이제는 ‘더 벌어서도 넉넉한 삶’을 생각해 볼 때다. 세금이 많아서 억울한가? 그럴 땐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그래도 그만큼 벌었다는 뜻이잖아. 세금이 아까울 정도로 많이 벌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