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데 독립하면,

각박한 세상 돈없이 자취하기

by 아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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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번 직장을 가지고 퇴사를 하면 그 돈을 다 소진할 때까지 쉬었다.

해서, 지금 모아둔 돈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독립하는가?

바로 이전 직장에서는 퇴사하고 바로 다음 직장을 잡아서 아주 적게 남아있다.

그 외에 소비는 먹고 자고 놀고 꾸미고 등등의 비용으로 지출되었다.


끌어모아서 자취한다. 원룸으로.

이전 고시원 살이보다는 좀 더 넓은 방에 화장실과 세탁기가 있는 공간이다.

나름 만족하며 게약 했는데,

계약도 처음이고 방을 보는 것도 처음이라, 여기저기 우당탕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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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친구의 친구의 방으로 가는 거라서 믿고 크게 둘러보지 않고 계약했다.


그런데,

중간입주라 방에 입주청소가 안되어 있을 예정이고,

계약일 중간에 나가는 거여서 계약 날짜와 월세 날짜도 꼬이게 되어,

중간 월세 금액을 전 세입자에게 보내야 한다.


굉장히 복잡했다.

(이때부터 후회막심.. 보험이나 금전 등의 사기는 아는 사람에게 당하는 거라고 하지 않나,

점점 여러 생각들로 마음이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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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가까운 곳도 아니고, (본가와 더 가깝다 직장이)

그럼 왜 '자취'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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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의 이유]

1. 부모님의 잔소리

- 저녁 7시만 되면 퇴근 이후, 나의 행적을 카톡방에 말해야 한다.

이때, 친구를 만난다던가 하면 귀가하여 집에서 한 소리 듣는다.

예를 들면, 남자친구 아니면 만나지 말고 자기 계발을 해야 나중에 후회 안 한다. 공부를 해야 한다 겁을 준다.

그 얘기를 들으면 더 하기가 싫어져서 짜증 섞인 대답을 하곤, 방에 들어온다.

부모님이 맞는 얘기 했는데, 왜 나는 짜증을 냈을까 하며 자책을 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논 나를 탓하곤

싫어한다.

2. 경제적, 정신적 독립

2-1. 각박한 세상 정신 차리고 똑 부러지게 살고 싶어서

2-2. 모든 집안일, 세상 돌아가는 문제를 부모님께 의지하다 보니 스스로 자잘한 문제를 해결한 능력의 부족

2-3. 정규직으로 근무하면 받으시는 월세비



[불안과 걱정]

1. 월세+공과금+식비 등 자취비

2. 본가나 자취나 '나'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

2-1. 정신적 독립을 못한 채로 어려움들을 겪을 때 부모님을 의지할까 봐.

2-2. 경제적 관리가 안될까 봐. +- 아무것도 남지 않는 통장을 보며 나이에 비해 없는 것에 자괴감이 들까 봐.

3. 중간입주로, 방에 누수, 고장들 덤터기 당하여 바보 같은 지출로 주머니 텅텅 에 속이 상할까 봐.

4. 부모님 건강 악화 등

- 두 분 모두 디스크로 고생하고 계시며, 사이가 원만하지 않으시다.






그래 좋다.

이사하는 것은 좋지만, 왜 하필 그 방이었나?

그게 가장 후회하는 부분이다. 이미 계약서를 작성했고, 친구의 친구랑도 아예 모르는 사이가 아니어서...

부딪히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피했다.. 그냥 살아보지 뭐.. 라면서..ㅎ(전형적인 사기당하기 좋은 유형인 것 같아서 모자라는 나의 현실감각에 눈물이 났다)


막상 나가려니 두렵고 걱정되는 것은,

돈과 부모님과 사기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회는 왜 이리 험난할까.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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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의견이 분분하다.


[독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

[독립하면 돈을 못 모으니 쫓아내지 않는다면 붙어살라]는 입장이다.

나는 후자를 생각하며 버텼는데, 고생은 어릴 때 고생하라고. 차라리 20대 초반에 독립했으면 '경험했다~' 생각하고 넘길 텐데, 30살 되어 독립하려니 나이에 비해 아는 것도 없고 들은 건 많아서 두렵다.



지금 경제도 안 좋은데...

다니는 직장도 계약직이고 돈도 못 버는데...

누가 전세사기를 당했데...



"그래도 지금 아니면 독립을 못할 것 같다."라는 이유로 선택했다고 말하고 다닌다.

현재 결혼 생각도 없으며, 나에게 집중하고 싶고, 자유롭고 싶고.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이 들며. 등등의 이유도 추가하면서.



나가봐야 알 것 같다.

남들이 말하는 "따로 사는 게 좋아~"가 나에게 해당하는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어떻게든 버티며 조그마한 자금이라도 모아두는 게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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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고 각오해 보자.

1. 독립해서 돈을 못 모았다. +- 제로인 텅장이 2026년 3월 나의 상태이다.

2. 계약 만기로 나올 때나 집거주 중간에, 집수리비로 100만 원 정도 지출되었다.


결과 값은,

계약직 사무직 종사자로, 모아둔 돈 없이, 부모님 집에 다시 빌붙어사는 것.

지금의 상황이다. 물론 결혼은 꿈도 못 꾸겠지.


이 삶이 '캥거루족'이며, '연애결혼 육아'를 포기한 청년의 삶인가,
그게 바로 나였다니!

뉴스에서 나오는 히키코모리, 취직을 안 하는 청년, 캥거루족, 4포 시대 등등 얘기가 나올 때 매번

'내 모습을 어떻게 알았데? ㅎㅎ'라고 생각했다.


뉴스에 경제 돌아가는 것을 보면 겁이 나고

똑똑한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돈을 모으고자 여기저기 노력할 테고

역량 부족 에너지 부족 (의지 부족이라는 말을 쓰기 싫지만..ㅠ)인 사람은 가난과 함께 아등바등 일 것이다.






각종 말들이 나의 선택을 흔들리게 한다.

이게 '완벽주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과 연결되는 것 같다.


사기당할 수도 있고,

집 실패할 수도 있는 건데,

잘 살고 싶고,

좋은 세상에서 좋은 것만 보며 살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고난과 험난한 경험은 삶의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준다.

나만 왜 이런 걸 겪을까? 가 아니라.


좌절로 멈추면, 지금의 나인 우울증이 될 테고.
좌절했지만, 고개 들고 당당히 살다 보면
그것이 삶의 지혜와 연륜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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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잘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큰 사람이다.

하지만, 그간의 경험들로, 잘 되지 않는 삶이 당연한 것이구나 라는 걸 인지하게 되었다.


노력하면 애쓰면 잘 되면 참 좋은 텐데 세상이 그렇게 공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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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연단 중이다.

행복한 할머니가 되어가는 중이다.

지난날의 도전을 후회하지 않고 원 없이 살아본 멋진 할머니 돼 보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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