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돈 없었으면 좋겠다'
IMF
시작과 함께 내 대학은 시작되었다.
전공은 취직이 잘되는 과를
최대한 빨리 졸업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했다.
친구들보다 일 년 빨리 취업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문직이라는 자격증을 가지고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졸업을 하기 전부터 취업을 하는 행운을 가졌다.
3교대를 시작하였다.
남들 자는 시간에 일을 했고, 하루 12시간을 넘게 일을 해도
늘 나는 '죄송합니다'였다.
22살
아직 아무것도 모른 내가 세상에 처음 나온 나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이 세상에는 가득했고,
차가운 시선들에
부족하고 멍청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10번 정도 하고 나서는 어김없이 '감사합니다'를 뒤이어서 해야만 했던
나이였다.
그렇게 나의 직장생활은 시작되었다.
새벽 2시
1시간마다 소변 양을 확인해야 하는 환자가 있었다.
창밖에 눈이 오는 새벽이었다.
동이 틀 때까지 닫혀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누워있는 환자들을
멍청한 눈으로 바라보고 숫자를 적는 게 나의 일이었다.
생각이라는 것은 없었고 선배들이 시키는 일을 하기도 시간이 없어서
늘 죄송했었다.
띵!
주머니에 휴대폰 진동이 느껴졌다.
어둑한 복도로 나와 몰래 휴대폰을 열어봤다.
거짓말이길 바라는 문자가 왔다.
설마,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거지 같은 문자가 왔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