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웃음이 새어나오면 그 순간이 아닐까
괜찮다.
유럽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
경비를 준비하고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그 순간부터 이상하게 너그러워진다.
밀려있는 보고서도 괜찮다.
뭉쳐있는 미팅들도 괜찮다.
잘 나가는 사람들의 허세도 귀엽다.
친구의 결혼 소식도 괜찮다.
가방을 꾸려 공항에 도착하면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 지긋지긋한 삶 냄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웃음이 자꾸 새어 나온다. 미쳤나. ㅎ
열몇 시간 후면 내가 모르는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시기와 질투 속에서 치열하게 선보였던 나를 숨길 곳이다.
애쓰면서 살고 있는 이 삶을 잠시 숨길 수 있는 곳으로 나는 곧 간다.
큰 티셔츠와 시원한 반바지.
거기에 슬리퍼.
구둣 속에 늘 찌그러져 있던 내 기다란 두 번째 발가락이 숨을 쉴 수 있게 되면
나는 해방이다.
발가락이 숨을 쉬는 그 순간 나는 행복하다.
씌~~ 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