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한의원에 다녀왔다.
거의 1주일 만에 갔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화요일 정도까지는 얼굴에 일어난 각질들이 거의 다 떨어져서 조금이나마 사람 꼴이었는데 그 이후로 다시 상태가 하락세였다. 위장 문제가 다시 시작됐나 싶어서 오늘 진단을 걱정했는데 식단을 잘 지켜서 위장이 무너진 흔적도 없다는 소식을 들었다.
상태가 왜 다시 하락세인가 했더니 배란기라서 그런 거였다. 자궁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배란기가 닥칠 때마다 위장으로 가는 에너지가 밑으로 빠져버려 상태가 안 좋아진다. 배란기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또 한숨이 나왔다.
일단 위에서 힘이 좀 빠진 건 맞는 듯했다. 여기저기 고칠 게 많다고 하시면서 원래 하나 안 좋아지면 다 안 좋아진다고 하셨다.
잘 된다 싶으면 배란기, 잘 된다 싶으면 또 어떤 문제. 지긋지긋하다. 아귀가 맞지 않는 건축물이 된 기분이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약한 지진에도 무너지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건물.
어제 늦게 잤더니 몸 상태가 딴딴하게 근육이 뭉치고 굳은 것처럼 무거웠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몸이 아프다 못해 속도 울렁거려서 주변 도움을 받아 몸을 풀고 잤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이젠 몸에서 힘이 쑥쑥 빠지는 기분이다. 감기몸살 기운이 있는 것 같다.
뭐 한 게 없는데 무슨 몸살인지 당황스럽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살짝 어지럽고 숨이 좀 뜨거운 것 같다. 진짜 몸살 걸리면 안 되는데…. 또 얼굴이 다 터지고 팔다리 살이 다 벗겨질까 봐 너무 무섭다.
이 글이 완결날 때까지 무섭다는 말이 몇 번이나 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