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한의원에 다녀왔다. 지난주에는 장염이었는데 이번 주는 감기였다. 면역력에 문제가 생긴 건지… 맑은 콧물과 기침이 나고 두통이 심했다. 선생님은 감기 이후에 오히려 앓고 있던 병도 나아져 몸이 더 좋아지는 경우가 있으니 잘 견뎌보자고 하셨다.
침을 맞고 손가락에도 침 스티커를 붙여주셨는데 감기가 다 나을 때까지 떼지 말라고 하셨다. 그게 어제인데 벌써 두 개 중 하나는 떨어졌다. 손가락이라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나름 노력했는데, 이불속에서 움직이다가 떨어져 버렸다.
크리스마스라 친구 집에 가기로 해서 혹시나 하고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 여쭤보았다. 밀가루는 바라지도 않았으니 아예 논외였다. 연한 것부터 조금씩 먹어보자고 하셔서, 친구와 오랜만에 닭고기를 먹었다.
친구 집에 들어설 때부터 몸이 가렵기 시작했어서, 아마 간밤에 내내 앓았던 건 고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원인까진 아니어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긴 하지만….
하여튼, 밤에 팔이 너무 가려워서 많이 긁었다. 아플 걸 알면서도 손을 댈 수밖에 없는 게 이상하다고 늘 긁으면서 생각한다. 아침까지 계속 괴롭고 목과 얼굴까지 가려워서 원래는 26일까지 친구 집에 있기로 했는데 오늘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병원 예약을 취소했던 26일에 한의원을 또 방문하는 게 좋을 듯하다.
그래도 좀 피부가 견딜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지긴 했는지 예전이었으면 진물 나고 따가워서 울었을 텐데 밖에 나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버틸만하다.
언제쯤이면 다 나을까. 한 달 전만 해도 조금만 덜 아팠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는데 그 바람은 없어지고 새로운 바람만 계속 생긴다. 끝이 없는 퀘스트가 계속 생기는 것 같다. 클리어하면 작은 보상이라도 생기면 좋을 텐데. 달성한 것만으로도 다행인 걸 알면서도 만족을 못 하고 보상을 바라게 된다.
나아졌다는 걸 체감한 건 내 지난 기록을 돌아봤을 때였다. 괴로워 보이다 못해 잔인해서… 보다가 끄고 말았다. 언젠간 돌아볼 수 있을 때가 오겠지.
그때는 모든 기록이 아득해서 오히려 내 이야기 같지 않기를 바란다.
내년에는 아픔 따위는 다 잊은 채 즐겁기만 한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이 말을 쓰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바라는 건 자유지만 ‘바란다’고 말했을 때 이루지 못해 아픈 건 온전히 내 책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