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한의원에 다녀왔다. 7월부터 지금까지 이렇게까지 지지부진할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상태가 이상하다. 객관적으로 진료를 보는 한의원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겠지만 나는 멘탈적 문제까지 더해지니 몸이 나아지는 건지 더 나빠져버린 건지 알 수가 없다. 한의사 선생님이 양방 병행을 고려해 봐야겠다고 했다. 내가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못 참겠으면 병원 다녀오라고 하셨다. 목요일에 한의원 진료를 보고 사실은 바로 피부과에 가고 싶었는데 하루 정도 지켜봤다. 금요일엔 이건 진짜 답도 없어서 병원을 찾았는데 연휴라 휴무였다.
최근 잠을 연속으로 1시간도 못 자고 있다. 길게 자다가도 몸에서 열이 마구 올라서 깨고, 따가움과 가려움 때문에 깬다. 다시 잠드는 건 더 어려운 일이고 12시간 넘게 침대에 머무르지만 그중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오늘은 아예 밤을 새웠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병원을 가려고 했는데 '일어나자마자'라는 말에서부터 어폐가 생길 줄은 몰랐다. 팔이 너무 화끈거리고 쓸어만지거나 때려주지 않으면 손톱을 세워 미친 듯이 긁게 됐다. 내 피부의 촉감이 너무 징그럽고 끔찍해서 먹은 것도 없는데 다 쏟아낼 것처럼 구역감이 들었다.
9시 30분에 진료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피부과로 가고 싶었는데 내 방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요즘은 이럴 때 우울하다가도 미친 듯이 화가 난다. 물건을 다 집어던지고 싶고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분노가 치밀어서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그러다가도 내가 화 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무력감에 시달린다. 겨우 추스르고 피부과에 갔다. 진료한다던 병원은 문을 닫은 채였고 눈물이 핑 돌아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른 곳을 찾아 전화하니 대기시간이 3시간이라고 했다. 지도 앱에 뜬 곳은 그곳밖에 없어서 겨우 걸어가는데 길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핸드폰만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몸을 마구 부딪혀와서 진심으로 그 자리에 누워버리고 싶었다. 밟고 가도 상관없었다.
지도에 뜨지 않았던 피부과 하나가 보여서 그곳에 먼저 들어가 봤다. 정보 조회가 안 되니 연휴가 끝나고 급히 피부과를 방문하는 나 같은 사람들이 모를 것 같아서, 대기가 짧지 않을까 했다. 다행스럽게도 20분 안에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진료를 보고 추가로 주사까지 맞았다. 집에 와서 약까지 먹은 뒤에 조금 잘 수 있었다. 스테로이드의 힘인지 팔에서 열감이 확 내려갔다. 영영 스테로이드만 쓰고 살 수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효과를 보니 여기 매달리고 싶었다. 영영 규칙적으로 주사를 맞으러 다녀야 한다고 해도 덜 아플 수 있다면 그래도 될 것만 같았다.
아닌 걸 알면서도 내게 남은 게 통증밖에 없다고만 느껴진다. 모든 게 가난한데 그것만은 지나치게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