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한의원에 다녀왔다. 양약과 치료를 병행 중이다. 몸을 뒤덮고 있던 염증이 가라앉아 밤이 예전만큼 고통스럽지 않다. 한의원에서는 위가 좀 뻑뻑하긴 하지만 관리를 잘 하자고 했다. 염증이 가라앉은 거지 치료된 건 아니니 자만해서는 안 된다. 스테로이드의 양은 줄여야 한다고 하셨는데 피부과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쓸 수 없어 복용을 시작한 시점부터 고통이 가라앉은 만큼 불안이 늘어났는데, 며칠 지나니 그것도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이상하게 뜬눈으로 지새우는 건 여전하다. 왜 아직도 잠들 수 없는 걸까? 눈을 감아도 꿈으로 갈 수 없다.
눈을 감고 기다리면 현실에서 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내 몸과 마음에는 고장 난 곳이 한 둘이 아닌지 현실을 나갈 문이 열리질 않는다. 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그 문은 내게만 보이지 않는다. 겨우 드는 잠은 문으로 현실을 나가는 게 아니다. 지쳐버려 발밑에 난 구멍에 훅 빠지는 것과 같은 기습이다. 고로 잠의 질은 푸석푸석하기만 하다. 깨어나고서도 몽롱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도 정신을 차리니 오후 다섯시가 다 되었다. 현실과 분리된 것처럼 시간의 흐름이 일정하지 않아 시간의 흐름이 느린 게 뭔지 빠른 게 뭔지 잘 모르겠다.
낮에는 히스타민제를, 밤에는 스테로이드를 먹는다. 아마 다음 주가 되면 스테로이드의 양이 더 줄어들 것이다.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