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수선하기 074

2월 15일

by 지태엽

한의원에 다녀왔다. 오른쪽 검지와 중지는 몇 달 내내 상처가 아물지 않는 상태다. 특히 중지의 상처가 붙었다가 떨어지길 반복하며 속살이 드러나 있어 약침을 맞기 애매한 부위라 직접적으로 주사를 맞지는 않았는데, 이번엔 내가 먼저 그냥 놓아 달라고 말씀드렸다. 부위가 부위인지라 다른 곳을 맞는 것보다 많이 아플 거라고 하셨다. 막상 맞아보니 목덜미나 쇄골에 맞는 것과 비슷해서 버틸만한데?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심한 따끔함과 가려움이 찾아왔다. 약침을 맞은 부위가 가끔 가렵곤 했는데 손가락은 몇 배는 더 심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은 그날에서 이틀 정도 지났는데, 자꾸만 터지던 상처가 붙었다. 약침을 맞아서 상처가 붙게 된 건지. 그런 거면 좋겠다. 일단 다음 회차에 한의원에 간다면 또 주사를 놓아달라고 말씀드릴 생각이다.

전체적인 몸 상태는 물결을 그리는 것 같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치료를 시작한 지 햇수로는 3년인데도 일희일비 하기를 멈출 수가 없다. 손바닥이 수북하도록 각질과 딱지를 매일 밤 떨어트리던 밤에서 조금씩 멀어져 여기까지 왔다. 눈물과 통곡만이 꽉 찬 밤에서는 지금 내가 자리한 이 위치만 되어도 감지덕지, 너무도 행복할 것 같았는데 그렇지는 않다. 내가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 같기도 하고, 그저 아직도 멀쩡한 몸이라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모든 게 아득하기만 하다. 아무래도 지친 탓이겠지. 그저 잠이나 잘 자고 싶을 따름이다.


앨범을 정리한다고 몇 년 전 찍은 사진을 봤다. 그때는 너무도 못나서 카메라에 머리카락 끝도 찍히기 싫었는데, 지금의 내가 보는 5년 전의 내가 가진 생기가 너무 예뻐 보였다. 생김새의 미추가 아니라 그때의 내가 가진 활기가, 지금보단 자유롭게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체력이. 순간을 포착한 사진에는 순간만 들어있는 게 아니었다. 사진으로 촉발된 수많은 기억이 있었다. 내 생기의 일부분이 사진에 채집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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