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어제부터 온다. 한낮은 아직 덥지만 연일 비가 내려서 얇은 블라우스만 입기에는 추워서 궁색할 지경이다. 이제는 가을로 완연히 접어들었다.
올가을에는 미세먼지가 하나 없다. 너무 맑고 아름다워서 고개를 들고 청명한 하늘을 연신 쳐다보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코로나와 파란 하늘, 연관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럭저럭 위안이 되었다.
가을은 외향적인 모습 같아도 속은 내성적이다.
혼자 오는 법이 없다. 촉촉한 친구를 데리고 오니 말이다.
비가 오는 날은 차분해진다. 바닥까지 가라앉는 기분이다. 2층 사무실 창밖에서 넌지시 내다 보이는 자동차 소리가 아스팔트를 긁고 지나가는 쌩한 바람소리처럼 들린다.
비가 오는 오후는 조금씩 더 빨리 어두워진다.
회색 구름이 물먹은 솜처럼 점점 가까이 내려오더니 버티지 못하고, 구름 주머니에서 물이 새어 나온다. 이참에 여름내 바싹 마른 허한 마음을 빗물에 씻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는 법!
내일은 점심을 일찌감치 먹고, 더 높아진 가을 하늘 볕을
쫓아 부지런히 걸어 다녀야겠다.
2021.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