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공간 속 책 읽는 사람들
브런치와의 인연
한 달 전 사는 것이 한순간 무의미하고 계속 앞으로 달리지만 옆을 보면 그 자리가 그 자리인 것 같아 내가 지금 제자리에서 뭐 하는 거지.. 이렇게 계속 느끼면 어쩌지? 나는 5년, 10년 후에는 지금과 다른 무얼 하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계속해서 10년 동안 나는 내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그래서 작던 크던 생각 해보면 다 이룬 것 같은데, 내가 너무 꿈을 작게 꾸었는지 더 이상의 꿈을 꾸고 싶었다. 남들은 다 이루고 당당하게 산다고 하지만 마음 구석에는 더 많은 에너지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5년 동안 있는 거 없는 거 다 털어서 앞으로 전진할 때 날 위한 시간도 나의 사적인 감정도 사치인 마냥 죄책감을 받으며 살아온 세월에서 조금이라도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 보다. 무언가 도전하고 변화하는 것이 두려웠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또 다른 사업을 하거나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시점 같지만 계속해서 그다지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이렇게 이젠 조금 안다고, 다할 수 있다고 거만함이 있던 찰나였다.
아는 회사 선배한테 "나 이대로 살면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아요. 뭐라도 새로운 걸 하고 싶어요. 책 쓰고 싶어요. 진짜 일 안되고 답답할 때 예전부터 작가 되어 보고 싶었는데.. 뭐해야 하지?" 한탄 아닌 조언을 얻으려 하는데 "브런치 작가 도전해봐~! 한 달 어스라고 앱이 있는데~~" 이렇게 나와 브런치는 인연이 되었다.
사실 1년 전부터 책을 써서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종종 찾아보곤 했지만 매일 글을 써서 모아야 겠다는 결론밖에 나질 않았다. 사실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인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그렇게 스스로 약속을 지켜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었기에 작심 2일로 끝나다 또 마음먹고 쓰다 안 쓰다 반복했다. 그러다 이제는 습관처럼 책 쓰고 싶다.. 는 무언의 버릇 같은 말만 되뇔 뿐 뚜렷한 계획이 나지 않고 있었다.
드디어 신청한 5월이 되어서 브런치팀에서 주도하는 매일 글쓰기 작가도전팀에 합류하여 동료분들과 매일매일 글쓰기를 함께하였다. 물론 저녁에 회식, 회의, 하루 종일 미팅으로 또 시작한 지 10일이 안되어서 2번이나 건너뛰고 팀 중에 가장 참석률이 낮은 결과지만, 한 달 어스 인증에서 빠지지 않기 위해 하루아침 일어나면 무조건 '오늘 글 쓰기'가 15일동안 습관이 되면서 동료분들과 리더님의 코칭으로 인생 첨으로 하루 글쓰기가 가능해졌다. 일적으로도 카톡방이 20개가 넘어서 브런치팀 카톡방 참여도 저조했지만 시간 날 때마다 14기 팀의 화합과 정서적 교감이 신기하기도 하였고, 함께 참여를 하려고도 했지만 타이밍을 놓쳐 뒷북치는 느낌이라 지켜만 보는 소극적 자세로 결국 1달을 마치게 된다.
시작한지 2주째 처음으로 완성된 글을 써서 브런치 작가신청을 했다. 감사하게도 한번에 심사를 통과시켜 주었다. 아마도 작가를 심사 할 때 글쓰기의 기술보다는, 우리가 서로 소통하며 살아가는데 작고 소소한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것을 알아가는데에 조금이나마 독자와 작가의 융합력을 기대하지 않았나 싶다.
나는 특별하게 글쓰는 능력이나 전문적 배움이 없기때문에 나의 배움의 간절한 마음 하나로 인정해주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감사히 여긴다. 그리고 이렇게 내 생각을 응원하고 공감해주는 여러 작가님들과 독자분들께 긍정기운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음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렇게 SNS 속에서도 우리가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누구보다도 더욱 깊게 알아갈 수 있는 것에 뜻깊은 깨달음이 있었고 보이지 않는 디지털 공간 안에서 공감하고 소통한 것이 지금까지 살면서 누구와 직접 대화 나눈 것과 비교해도 깊고 진실한 소통의 장이라고 확언한다.
이렇게 책을 사랑하고 글을 통해 자신을 내다보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미래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독서 생태계가 전문적으로도 미약한 상태이고, 독서에 대한 관점도 편한 것도 아닌 간절한 것도 아닌 명확한 목표 없는 이상적인 교육도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고 비난해왔다.
그런데 이곳에 와보니 나보다도 더, 간절한 독서가들이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손끝을 통해 표현되는 여러 가지의 언어들이 세상에 더 많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