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와 어떤 사이야?" 이렇게 묻고 싶을 것이다. 지금 상대로부터 '카톡 왔숑~' 알람이 울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는. 썸과 연애의 경계선은 무얼까? 왜 그 사람은 더 이상의 물음을 나에게 던지지 않지?
내가 20대 때는 존재하지 않던 단어 '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썸을 타다'라고 하면 연애를 시작하기 전 단계로 '나는 네가 좋은데 너도 내가 좋은지' 간단하게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구간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그 사람이 좋으면 '나는 네가 좋아' 하고 마음을 고백했고 동시에 내 마음을 상대가 허락만 한다면 바로 사귀는 사이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나는 과거의 사람으로서의 서로 좋아하고 좋아하게 만드는 그 과정을 썸을 탄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썸'은 'something'이라는 단어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는데 어학사전에 규제되지 않은 어휘로써 뜻은 대략 '아직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사귀는 듯이 가까이 지내는 관계'이다. 사귀기 전에 한번 사귀어 보고 즉, 썸을 타보고 사귈 것인가 결정하는 단계라는 것인가? 결혼 전에 동거해보는 것처럼, 사귀기 전에 썸 단계를 만들어서 좀 더 고민하고 신중하고 싶은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일까? 그럼 여기서 서로 사귀는 듯이 가까지 지내는 관계라고 하는 건 어디까지를 말하는 것일까? 사귀는 것처럼 가까이 지내는데 사귀는 것은 아니다? 사귄다고 한다는 것은 서로 삶의 일부분을 함께 공유하고 감정도 마음도 생각도 나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공유하기로 둘만의 약속 말이다.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데, 너는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고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인지 궁금해 할 수 있는 존재다. 너를 대놓고 좋아할 수 있고 너를 만지고 싶을 때 내가 너의 여자 친구, 남자 친구이기 때문에 나만이 너에게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ONLY ONE' 같은 존재다. 그럼 요즘은 이렇게 서로를 공유해본 후에 사귈지 안 사귈지 결정한다는 것인가? 한동안 생각 해왔던 주제다. 요즘 시대가 그래서인지 요즘 많은 유튜버들도 이성 입장에서 남자가 여자를 진짜 좋아할 때 하는 행동들을 분석해 줌으로써 진짜와 가짜 사랑을 구별해 주는 영상을 만들어 인기를 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려드립니다' '남자는 이런 여자를 좋아합니다' 식의 주제로 썸을 타고 있는 건지 사귀는 건지 알고 싶어 하는 구독자들을 겨냥하는 영상들이다. 이 겨냥된 구독자들은 분명히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싶고 확신을 갖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구하지만 명백한 답보다는 더 헷갈리게 될 뿐이니 나와 다른 이성들이 말하는 솔직한 마음을 알고 싶은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는 고백과 관련된 노래가 많았다면 지금은 썸과 관련된 노래가 많다.
장나라, 김동률, 박혜경, 포맨, 윤하 등 내 마음을 고백하는 가사로 네가 없다면 난 살 수 없다는 애절함을 담았다. 지금은 썸남썸녀, 썸, 썸 탈 거야 등등 도대체 도대체 무슨 사이이냐고 알고 싶음의 애처로움이 느껴진다.
볼 빨간 사춘기의 ' 썸 탈 거야'를 듣다 보면 표현이 서툰 차가운 도시의 마음 따뜻한 여자가 한 남자를 짝사랑하는 가사로 시작하면서 짝사랑의 스토리를 짐작시킨다.
'솔직하게 난 말하고 싶어요.
사라져 아니 사라지지 마
네 맘을 보여줘 아니 보여주지 마
우리 그냥 한번 만나볼래?
나 오늘부터 너랑 썸을 한번 타볼 거야'
고백하면 차일 것 같고, 고백하지 않기에는 그 사람이 떠날 것만 같은 그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썸을 선택했다. 사귀기 전과 남이 되는 중간 점을.
'매일매일 네게 전화도 할 거야
밀가루 못 먹는 나를 달래서라도 너랑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닐 거야'라고썸 타는 관계로 진행되었을 때의 허락된 기준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 썸과 연인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노래가 있다.
소유와 정기고의 노래 '썸'을 들어 보면
'잠이 들 때까지 한 번도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들고
요즘 따라 내 거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너
네 꺼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나
이게 무슨 사이인 건지
사실 헷갈려 무뚝뚝하게 굴지 마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연인 같은 너
나만 볼 듯 애매하게 날 대하는 너
주말에는 많은 사람 속에서 보란 듯이 널 끌어안고 싶어
분명하게 선을 그어줘
자꾸 뒤로 빼지 말고 날 사랑한다 고백해줘
순진한 척 웃지만 말고 그만 좀 해
너 솔직하게 좀 굴어봐
피곤하게 힘 빼지 말고 어서 말해줘'
언제부터 서로 사귄다고 할 수 있는가? 물론 서로 '우리는 사귀는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 때다. 그 시작점은 '우리 사귀자'라고 한쪽이 말하고 상대로부터 'YES!!'라는 대답을 통해서 서로의 관계가 규정지어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썸인지 사귀는 건지 알고 싶은 사람은 이 노래의 가사를 보길 권한다.
'할 말이 있어 뭐 별 얘기는 아닌데
나 너를 좋아하나 봐
정말 나 장난 아냐
오늘부터 지금부터
내 거 해줄래'
K.WILL의 '오늘부터 1일' 가사 그대로다. 내가 만나는 이 사람이 '오늘부터 1일'을 외치지 않고 애매하게 연락을 취해온다면 이제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가 용기를 내야 할 때이다.
지금 만나고 있는 이 남자, 정말 괜찮은 걸까?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여자, 믿을 수 있을까?
우리가 썸을 타면서 끊임없이 묻는 질문 들일 것이다. 썸을 타는 동안 서로에게 진짜 사랑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서의 본질로 유용한 구간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썸을 타고 결국"내가 이 사람을 정말 좋아하나? 그리고 그 사람은 나와의 사랑을 책임질 마음을 갖고 있을까? 나랑 결혼을 생각할까?"까지 생각할 기간은 연애하면서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백하기 전의 썸 타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아얘 저런 생각도 너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아무리 잘생기고, 자상하고, 재미있고 나에게 친절하게 해 준다 하여도 "나는 연애와 결혼 같은 건 생각 안 해. 지금도 그렇고 10년 뒤에도 변치 않을 거야."라고 그 또는 그녀가 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을 할까? 그래도 아직 나는 썸을 타는 중이라고 말하고 만남을 가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