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소중하게 살고 싶었다

제1 부 - 최대 나의 불행이 나의 행복 씨앗을 싹틔웠다

by 와일드 퍼플

<1. 나는 소중하게 살고 싶었다 >

'내가 잘못했겠지. 내 성격이 좋지 않다 보니 벌어진 일들일 꺼야. 더 잘해야지'

결혼하고 하루에 한 번씩 되새겨야만 했던 나의 주문.

아마도 결혼하기 전부터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이혼을 어떻게 해야 할까? 진짜 이혼을 하는 것이 맞을까? 지금 이 책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수백 번도 생각하는 물음일 것이다. 왜 나는 결혼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것일까? 내가 문제인가?

너무나 많은 자책과 수치심이 나를 찔렀다. 꼭 나 때문에 망쳐지는 것만 같았다. 나만 조용하고 참으면 꼭 행복한 가정을 갖출 것만 같다. 이 불쌍한 아이들이 더 불쌍해지면 어떡하지? 아니야 이렇게 싸우는 모습을 매일같이 보여주고 들려주느니 이혼하는 게 낫겠다. 이런 고민은 이혼위기 부부들에게만 찾아오는 특별한 것이 아닌 거 안다. 부부가 되었다면 무조건 100번씩은 죽기 전에 생각하는 흔한 투덜거림이다. 나에겐 그렇다. 진짜 이혼을 한 나에게는.

과연 아이들을 내가 혼자 키울 수 있을까? 만약에 내가 돈을 잘 벌지 못한다면 어떻게 책임진담? 빈손으로 결혼해서 가진 것도 없고 재산분할이나 양육권은 어떻게 해결될까? 결국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내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두드리게 한다. 이런 생각이 들어야만 진짜 이혼을 결정한 거라는 걸 이제 알겠다.

사람들은 나에게 묻고 싶지만 예의상 묻지 않는 질문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왜 이혼했어요?"

나의 상처라 생각하고 결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혼이라는 부정적 관점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고 더욱 일어설 수 있었던 내 과거의 일부가 그들에게는 안타까운 스토리로 견주어지나보다. 상관없다. 나는 지금 행복하니까. 이혼을 한 이유는 딱 하나. 불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혼을 할 수 있었던 마지막 불씨는 내 미래의 불행이었다. 지금의 불행과 과거의 고통은 참고 견딜 수 있었다. 그러나 나의 미래에 예상되는 나의 불행은 절대 알면서도 바라보며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 발전이 보이지 않고 과거에 얽매여 앞을 내다보려 하지 않는 그 사람과의 나의 관계.

결혼 6년 차가 되던 해에 이혼도장을 찍었지만 나는 거의 만 4년 동안 호소했을 것이다. 너무 힘들고 아프다고. 아이 둘을 낳고 기르던 나는 외로웠고 여력이 없어 혼자 너무나 버거웠다.

결혼을 하고 나면 남편, 아내밖에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부모도 친구도 우리 가정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내가 결혼한 그 사람과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서로 속도를 맞추어 나가야 한다. 둘 중 한 명이 너무 앞서게 된다면 그 짝은 뒤쳐지게 된다. 그러면 서로 답답함과 두려움의 안개가 둘 사이에 존재하게 되어 더욱 서로를 보지 못하게 눈앞을 가린다. 평행선에서 서로 손을 잡고 팔 넓이만큼의 폭의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를 관찰하며 더 가깝지도 않게 더 멀어지지도 않게 걸어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상대방의 속도를 알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것은 소통이라는 방법을 통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다. 우리는 소통을 못했다. 잘 못했다. 서로를 보려 하기보단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말하고 싶은 대로 말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모든 책임이 그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말할 수 있다. 절대 이혼은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고. 요즘 뜨는 콘텐츠를 보면 돌싱 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하는데 인터뷰를 통해 '왜 이혼을 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주인공들은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아픈 기억을 말하는 걸 보았다. 그 주인공의 말만 들으면 한 명의 피의자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채널을 돌렸던 경험이 있다. 이혼 부부는 결국 서로 피의자와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분명히 그 사람의 마지막 잘못만이 이혼의 결정적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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