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화 편견

나의 집은 그저 평범한 집, 그런데 나는 이혼녀2

by 와일드 퍼플

나의 이혼으로 나는 선입견을 하나 깨뜨릴 수 있었다.

평범함과 정상적인 기준은 이 세상에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가 배우자나 친구를 사귈 때 꼭 하나씩 점검하는 것이 상대방의 부모님과 가정환경이다.

그래서 우리 부모세대들이 그렇게 눈에 보이는 가정을 일 꾸기 위해 얼마나 애쓰셨는가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함에 속고 속아 결국 불행의 씨앗을 맛본다. 그 안에는 기대치라는 아주 무서운 나의 살기(에고)가 숨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런 집은 이래서 이럴 것이고, 이런 집은 자식에게 이런 영향이 있을 것이야.' 이렇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회가 심어준 선입견 덕분에(드라마, 영화, 뉴스, 대중음악, 베스트셀러라 일컫는 것들 중 몇몇 빼고) 좋은 경험을 선사시켜줄 기회들을 잃고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내가 돌싱이 된 후 돌싱의 만남을 거부했던 것도, 결혼하기 전 부모님들이 부부로서 잘 살고 계시는지를 우선시했던 경우가 결국에는 나의 선입견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었다.


이성에 대한 선입견, 남자는 여자에게 이래야 하고 여자는 이러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식의,

부모에 대한 선입견, 아빠는 이래야 하고 엄마는 이러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선입견들,

상사와 직원의 선입견, 선생과 제자의 선입견, 정치가와 부자에 대한 선입견들이 상당히 고정이 되어 있지만 그것은 우리를 그 틀 안에 가두어 움직이지도 못하게 만든 철장과도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이혼이라는 또다른 모습의 결혼의 틀을 깨뜨리고 나서.


내 아이가 나의 이혼을 보고 나중에 결혼 후 이혼을 대물림 하면 어쩌지 고민하는 모든 이혼 전 단계의 부부들에게 말할 수 있다.

이혼은 결혼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지만 형태가 다른 것일 뿐이라고. 결혼은 시작의 형태를 띠고 이혼은 끝의 의미를 띨 뿐이다. 우리는 늘 시작은 좋은 것이지만 끝은 나쁘다고 여겼다. 하지만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은 결정되어 있기에 우리는 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 딸이 결혼을 하고 몇 번의 이혼을 하더라도 나는 마냥 기쁠 수 있다. 이혼은 실패가 아니라 내 인생의 일부인 과정일 뿐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이혼 때문에 아이들이 부모님의 결별을 통해 상실감을 통한 자존감에 타격이 가거나 사회로부터의 소외감으로 힘들어하지 않을까 고민하는 예비 이혼 부부들 보라.

나와 아이의 삶을 분리하여 그 주어진 운명 속에서 이기고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이들이 몫일뿐 나는 나에게 주어진 몫을 헤쳐 나가 살면 그걸로 하늘은 기뻐할 것이다. 나를 통해, 나의 배우자를 통해 세상에 태어난 자녀들은 나를 부모로 만났고, 그들은 그 부모의 자녀로서 각자 알아서 인생길을 찾아야 할 의무만 있을 뿐 세상에 주어진 모든 사랑, 행복을 지닐 권리는 평등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자신의 행복과 상대의 행복을 위해 세상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개의치 않고 이혼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부부와 가족의 틀 이상으로 개인의 이상 실현과 행복을 추구한다는 차별성만 존재할 뿐 다른 것은 어떠한 것도 다른 것이 없음을 분명히 안다.


물론 누군가는 반문할 수 있다. 그럼 부모님과 가정환경의 영향이 결코 없다고 말할 수 있냐고.

아니다. 절대적으로 우리가 태어난 가정과 부모님의 인생은 내 인생에 정말 많은 영향력을 준다.

그러나 조금 신중하길 권한다. (나는 지금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적 형태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받기 충분한 아이로 누구보다도 가치로운 사람이 되어 산다는 것은 그 한 사람의 개인에게 달린 문제지 부모와 사회와 세상의 틀로 한정 짖지 말라는 것이다.


한 가정에서 심한 폭력과 언행으로 아픔의 고통을 수반한 채 외롭게 살아가야 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아이들도

성인이 되어 너무나 가치롭게 사는 사람도 보아왔고, 부모에게 아낌없는 보호와 사랑을 받았지만 자기의 삶을 타인에게 끌려다니듯 사랑받는 것에 집착하며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 또한 봤다.


나는 기름진 토양에서 좋은 영양분을 흡수하며 커야지만 꽃이 될 수 있다고, 옆에 피어나는 예쁜 꽃들만 친구 삼겠다고 이 정도면 괜찮겠다고 여기고 있던 하나의 풀이었다.

잡초도 예쁜 꽃도 모두 다 풀일 뿐 서로 다르게 생겼을 뿐인데, 자라나는 땅이 다르고, 커나가는 계절 또한 달라야 하는데 무엇이 가치롭다고, 예쁜 꽃이라고 감히 여기려 했다.


그런데 알았다.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 자라나는 풀은 그중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강한 뿌리를 가지고 있고, 한 번에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곧은 줄기가 단단하게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눈에 띄지 않기에 더욱 그곳에서 살아갈 수 있고, 강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힘이 있다는 것을.

비옥하고 거름진 땅에서 자라나는 풀은 부드럽고 연약하기 때문에 약한 바람에서 꺾이기 쉽고 눈에 잘 띄게 화려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빨리 꺾여 버릴 수밖에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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