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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화과 Jul 23. 2024

[전직/퇴사]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다음이 있다

이민희 작가 (책 리뷰)

책추천

- 퇴사, 전직(직업이나 직무를 바꿔 옮김)을 생각하는 분들께

- 책 속 주인공들의 일터와 하는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분들께


책 소개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나와 같이 퇴사하는 사람들의 심정이나 삶, 생각들이 궁금했다. 시중에 퇴사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책은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퇴사 후 여행기를 그린 책들, 퇴사 후 보다 소박한 삶을 그려가는 책들, 이직에 대한 책들.

그러나 전직(직업이나 직무를 바꿔 옮김)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책은 찾기가 어려웠다. 나의 경우 기존에 일하던 산업과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직무로 일을 시작하는 결정을 하였다. 새로운 결정을 할 때 그에 따른 두려움도 함께 있기 마련이었다. 새로운 것을 다시 시작하기에, 신입으로 일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누가 나를 뽑아줄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일이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을 지나쳐 버릴 수가 없었고 지금 아니면 그 꿈은 종이 속에 적은 내 버킷 리스트로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들, 앞서 그 과정을 경험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고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발견한 책이다.


느낀 점

1. You Only Live Once!

기억에 남았던 인터뷰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대기업을 다니다 수의사가 된 분의 이야기이다. “고양이와 같이 살면서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만 그냥 남미 가고 싶어, 유학 가고 싶어 하는 말버릇과 다르지 않았다. 어느 날 입사 동기 친구와 스키장에 갔다가 또 수의사 얘길 했더니 친구 왈 너 지금 아니면 이번 생에 절대 못 할 것이라 했다. 그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나는 어떤 일들이 하고 싶을 때면 리스트를 적고 그것을 보며 만족감을 얻곤 하였다. 그런데 그 리스트 중 종이 속에만 남아있을 뿐 실현되지 못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물론 ‘OO 페스티벌 가기’ 처럼 이루어진 것들도 있지만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리는 것들 중에는 꿈으로만 화석화되어 있는 것들이 많았다) ‘언젠가는 이루겠지’가 아니라 ‘지금이 아니면 이루지 못한다’는 말로 내 결정과 행동을 촉구하는 말이었기 때문에 크게 와 닿았다.

 


2. 퇴사 고민

그리고 상사맨으로 살다 목수가 된 분의 이야기도 공감이 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회사 계단에서 울었던 적이 있다는 말을 하였는데 회사에 다니며 순간순간 힘들었던 감정들이 있어 공감되었다.

퇴사하는 시기에 대한 친구들의 고민도 이해가 되었다. “가끔 친구들이 직장생활이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토로하면서 사직을 상의한다. 아직 괜찮은 시기라고 답해준다. 진짜 그만둬야 할 때라고 느끼면 의견을 구할 것도 없이 그냥 나온다.” 퇴사 후 가끔 친구들이 전화 해 퇴사에 대한 고민을 늘어놓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정작 나오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정작 그만둔 친구들은 고민할 것도 없이 그만두거나 회사에 그만둘 것을 이야기 한 후 깜짝 선언을 한다. 진짜 그만둬야 할 때는 본인이 알고 그 때 본인은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 나오기 때문이다.



3. 나 답게 사는 법

마지막으로 쌀 국수 식당을 연 전직 아나운서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아나운서 할 때는 화장이 잘 먹으면 좋았는데 요새는 고수가 싱싱할 때 그렇게 행복하다. 전에는 철저히 준비해 긴장을 잔뜩 안고 진행하고 진행했는데 이제는 찾아온 매체 앞에서 진솔하게 삶을 들려줄 기회가 생긴다. 물론 몸은 전보다 훨씬 힘들다. 그러나 이제는 호기심과 모험심을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 더 아름답게 사는 대신 더 자연스럽게 사는 방법을 택했다.” 아나운서로 사람들에게 심겨진 기대감을 채우는 데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체로 나다울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에 만족한다. 입사 한 뒤 ‘OO회사 직원’라는 타이틀에 자랑스러워하던 나 자신이 어느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나름 뿌듯하고 자신감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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