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마을이 키운다

수필_세네갈에서

by copeadee

아프리카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는,

그 말이 매일같이 증명된다.


우리 첫째 딸의 학교 문제를

나보다 더 진지하게 고민해주는 파투 아줌마.


준비물을 싸게 파는 곳을 발견하면

곧바로 공유해주는 샤니와 데비 엄마.


등교 시간이 늦어질까 봐

시계를 보며 아이를 재촉해주는 슈퍼 아줌마.


매일 아침 창문을 열고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아부리 엄마.


둘째가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떼를 쓰면

함께 달래주는 이름 모를 아가씨와 할머니.


퇴근길마다 우리 딸을 픽업해주는

고마운 친구 아이사투.


테라스로 몰래 나간 우리 아들이

혹시라도 떨어질까 봐

아래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발로 아저씨.


둘째가 유독 많이 울었던 다음 날 아침,

“아이 어디 아프냐”고 먼저 연락해주는 집주인 아저씨.


집안일로 정신없는 날,

치과에 가느라 학교에 가지 않은 김에 들러

둘째와 놀아주는 멋진 누나 자클린까지.


처음에는

이웃들의 관심과 질문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왜 이렇게 많이 묻지?

왜 이렇게 세세하게 챙기지?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나는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 관심이 간섭이 아니라

함께 키우겠다는 마음이라는 것을.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우리는 이미 ‘마을’ 안에 있었다.


아이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배우고 있다.


기대어도 괜찮다는 것,

함께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


그리고 언젠가

나 또한 누군가의 아이를

조용히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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