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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n 05. 2024

경계 너머의 세상『무한대를 찾아서』

무한대를 찾아서(글/케이트 호스포드, 그림/가 스비아트코브스카)

무한대를 찾아서

Infinity And Me     

글/케이트 호스포드, 그림/가비 스비아트코브스카

옮김/장미란

웅진주니어

발행: 2013.10.15.

2012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힐버트의 무한대 호텔 넘버랜드』라는 책을 아시나요? 멀고 먼 별나라 숫자마을의 무한대 호텔 이야기입니다. 끝이 없는 객실을 가진 호텔에 숫자 영이 찾아옵니다. 숫자 영은 호텔에 묵기를 원하지만 호텔에는 빈방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고민을 지속할 때, 영이 한 가지 제안합니다. 모두가 방을 한 칸씩 옆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숫자 일은 2호실로, 숫자 이는 3호실로, 숫자 일백이십삽만 사천오백육십육은 1234567호실로 옮기는 것입니다. 모두가 새로운 방을 찾아가고 편안한 밤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호텔의 고양이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분명 무한대 호텔에는 빈방이 없었는데 어떻게 새로운 손님에게 방을 마련해 줄 수 있었을까요? 비밀은 무한대에 있습니다. 꽉 차있지만 동시에 비어있기 때문이에요. 

우마는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을 바라보며 별이 무한개임을 생각합니다. 불현듯 자신이 작게 느껴진 우마는 무한대처럼 거대한 것을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무한대에 대해 물어봅니다. 우마는 무한대와 ’영원히‘라는 단어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알고 영원히 계속되면 좋을 것을 생각합니다. 쉬는 시간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곧 마냥 쉬는 시간만 이어지면 더는 쉬는 시간이 아니겠죠. 영원히 닳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떠올리다 혀가 아프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국수 가락을 잘라보다가 물리적으로 더 이상 자를 수 없는 지점부터는 머릿속으로 끝없이 나누어 봅니다. 무한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사이, 우마는 속상합니다. 아무도 자신이 새 구두 신을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저녁을 차리던 할머니가 말합니다. “우마야, 오늘 아침에 말하려고 했는데 깜빡했단다. 정말 예쁜 구두를 신었구나!” 우마는 마침내 깨닫죠. 할머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이 바로 무한대라는 사실을요.  

『무한대를 찾아서』는 케이트 호스포드가 글을 쓰고 가비 스비아트코브스카가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케이트 호스포드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시작했지만 현재 다양한 어린이책 저자와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비 스비아트코브스카의 그림은 초현실주의 미술과 고전적인 인물화를 합쳐놓은 것 같습니다. 날카로운 펜선과 종이의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거친 물감의 흐름은 약간 으스스하면서도 고혹적인 느낌을 주며, 우마의 까만 머리카락과 까만 눈동자, 까만 입술은 간혹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합니다. 작가는 무한대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여러 기발한 아이디어로 재미있게 표현하였습니다. 친구 찰리와 말하는 장면에서의 페이지 가득한 숫자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수의 연속성을 의미하며, 사만다와 이야기할 때에는 체스무늬를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 영원히 이어지는 길을 형상화했습니다. 처음과 끝이 없이 이어지는 동그라미 악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안 맨’을 닮았네요. 그림책은 이처럼 부드럽고 꿈같은 이미지와 초현실적인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져 무한대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마는 무한대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질문을 하며 점점 사고를 확장시켜 갑니다.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생각하고 답을 찾아갑니다. 무한대라는 개념은 참으로 신기해서 어느 한 가지 답으로 정해지지 않아요. 우마의 머릿속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으로 복잡해져 가지만 생각하는 힘은 점점 단단해집니다. 이 책은 무한대의 의미를 다양한 상황을 통해 어린아이들이 알기 쉽게 알려줍니다. 독자는 우마가 사고하는 방법을 통해 질문의 답을 찾아가고, 그림책 곳곳에서 보이는 철학적인 대화는 더욱 깊은 수준에서의 무한대를 생각하게 하지요. 직접적으로 해답을 찾기보다는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수학적인 개념을 생각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이해질문     

· 끝없이 커지는 수는 언제까지 써 내려가야 할까?

· 무한대 기호를 본 적 있어? 기호는 무엇을 닮았어?

· 어떻게 무한한 것을 하나의 기호로 표현할 수 있을까?

· 종이를 머릿속에서 영원히 접는다면 얼마나 작아질까?

· 국수를 실제로는 몇 번 자를 수 없지만 머릿속에서는 영원히 자를 수 있을까?

· 우마는 할머니가 “우마야, 오늘 아침에 말하려고 했는데 깜빡했단다. 정말 예쁜 구두를 신었구나!”라는 말을 듣고 무엇을 깨달았을까?

· 혼자 하늘을 볼 때와는 달리 할머니 품에 안겨 별을 보니 왜 예전처럼 크고 차갑게 느껴지지 않을까?

· 너는 무한대 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올라?

· 할머니의 말처럼 나를 기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 너에게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하는 것은 뭐야?

              

생각질문     

· 영원히 계속되면 좋을 일이 뭐가 있을까?

· 모든 것이 영원히 지속되는 세상이면 어떨까?· 무한대를 우리 생활에서 이용하는 경우는 무엇일까?

· 무한대의 개념이 꼭 필요할까?

· 무한대는 꼭 커지는 수에만 있을까? 점점 작아지는 수에도 있을까?

· 무한대는 숫자를 표현할 때만 쓸까? 마음에도 쓸 수 있을까?

· 이 세상에는 어떤 것을 무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무한대를 알기 전과 알고 난 후에 무엇이 달라졌을까? 어떤 생각이 달라졌을까?

· 무한대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 있을까?

· 우주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까?

· 시간에도 끝이 있을까?

· 무한대는 어떻게 측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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