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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n 13. 2024

자연과 인간의 공존『작은 집 이야기』

작은 집 이야기(버지니아 리 버튼)

작은 집 이야기

The Little House     

글/그림 버지니아 리 버튼

옮김 홍연미

시공주니어

발행: 1993.11.15.

1943 칼데콧 대상


옛날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작은 집 하나가 있었습니다. 작은 집은 데이지 꽃이 핀 들판과 달빛 아래 춤추는 사과나무들을 보며 행복했습니다. 매일 아침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꽃들을 바라보며 밤하늘의 별과 함께했지요. 세월이 흐르면서 작은 집 주변은 점차 변하기 시작합니다. 길이 파헤쳐지고 길이 생기고, 길에는 차들이 다닙니다. 나무들은 뽑히고 집들이 가득 채워집니다. 건물은 점점 높아가고 언덕은 어느새 나무와 꽃들을 찾아볼 수 없지요. 이제 작은 집 주위에는 고층 건물이 빼곡히 들어섰어요. 하늘은 보이지 않고 온종일 소음과 매연이 끊이지 않지요. 사람들은 모두 바빠 움직입니다. 그렇게 작은 집은 잊혀가고 어느 날 한 부부가 나타납니다. 작은 집은 부부의 할머니가 살던 집이었던 거예요. 부부는 작은 집을 들어 올려 시골의 들판으로 옮깁니다. 작은집은 다시 평화롭게 살게 되었지요.

『작은 집 이야기』는 도시의 개발과 현대화 속에서 잊혀가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작가 버지니아 리 버튼은 산업화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녀는 계절이 바뀜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풍광을 따스하게 그려냈을 뿐 아니라 정확한 고증을 통해 여러 가지 탈것을 그렸습니다. 시골의 고즈넉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은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색으로, 고층 건물이 가득한 도시는 회색과 검정을 주조로 표현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강렬한 대비는 작품에 긴장을 더할 뿐만 아니라 산업화와 환경보호라는 주제를 드러내는 데 효과적입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은 활기차 보이지만 표정은 보이지 않아 서로 단절된 현대인의 관계를 드러냅니다. 텍스트의 배열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그림과 어우러진 텍스트의 배열은 단지 내용의 전달수단이 아닌 그림 일부분으로 디자인적으로 큰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는 그림에 따라 흐르도록 배치하여 시각적인 흥미를 유발하였을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이야기의 전달력일 높이는 수단으로 쓰였습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최근 100여 년에 걸친 도시화, 산업화의 과정은 드라마틱합니다. 거리는 어느새 말에서 마차로, 마차에서 자동차로, 전철로 바뀌고, 듬성듬성 있던 작은 집들은 어느새 초고층 빌딩으로 변신을 거듭하였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만 변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사람들은 칠이 벗겨지고 유리창이 깨진 작은 집을 바라볼 여유가 없습니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굴러야 하듯,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계속 자연을 개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시개발이 반복될수록 숲과 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넓고 쭉 뻗은 도로와 콘크리트 덩어리가 계속 들어섭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삶의 터전이 사라짐을 슬퍼하지만 잠시일 뿐, 이익 앞에서는 자연도, 인간성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연과 과거의 전통에 대한 가치는 점점 힘을 잃어갑니다. 

이 책은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중요성을 작은 집을 통해 나지막이 읊조립니다. 도시가 발전하고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모이고 발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돌이켜봐야 하겠지요. 작은 집 주변의 아름다운 들판이 깎이고 나무가 베어져 집이 들어서고, 하늘까지 가득 메운 고층빌딩이 진정 우리가 원하던 것인지 스스로 물어봅니다. 모두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가능할까요?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은 올 수 있을까요?      


이해질문     

· 작은집은 도시의 생활이 왜 궁금할까?

· 말이 끌지 않아도 가는 수레는 무엇을 가리킬까?

· 도시로 바뀌면서 세상은 왜 그전보다 훨씬 바쁘게 움직일까?

· 빌딩 숲에 파묻힌 작은집은 어떤 생각을 할까?

· 자연이 살아있는 도시를 본 적 있어?

· 너는 시골과 도시 중 어디에 살고 싶어? 그 이유가 뭐야?

· 너는 자연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도시가 들어서는 모습을 본 적 있니?

· 밤하늘의 별은 어디에서 잘 보일까? 도시에 불빛이 많으면 잘 볼 수 있을까?

· 너도 작은집처럼 자연상태로 있던 곳이 개발되어 건물이나 도로가 생긴 것을 본 적 있어? 어떤 생각이 들었어?

· 만약 네가 사는 곳 주변이 모두 높은 빌딩이 들어선 도시로 바뀐다면 어떤 감정이 들까?

                                                                               

생각질문     

· 글자를 물결모양을 비롯한 여러 모양으로 배치한 이유가 무엇일까?

· 도시가 커지면서 사람들은 왜 점점 바빠질까?

· 사람들은 왜 자꾸 자연을 개발하고 도시를 만들까?

·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사람들은 빨리빨리 움직이고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더 행복할까?

· 왜 사람들은 점점 작은 집을 바라보지 않을까? 왜 작은집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까?

· 자연이 점점 도시로 개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일까?

· 자연을 개발하고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것을 반대한 사람은 없었을까? 모두가 좋아했을까?

· 오래된 것을 소중히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면서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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