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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n 19. 2024

토끼탈출소동『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이호백)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글/그림 이호백

재미마주

2000.09.30.     

2003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이 이야기는 주인가족이 모두 외출하고 난 후 혼자 남은 토끼의 모험담입니다. 영화 『토이스토리』나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요. 장난감이나 박물관의 유물이 아닌 우리에게 친근한 반려동물이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토끼는 가족들이 외출하면 슬그머니 집 안으로 들어와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봅니다.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 문을 열고 밤참을 꺼내 먹고, 새우과자를 먹으며 만화영화를 봅니다. 아주머니 화장대에서 립스틱을 주워들고 화장을 해보고 알록달록 화려한 막내의 돌 한복을 입고 수줍게 자세를 취해봅니다. 서재 책상에 앉아 진지하게 책을 보는가 하면 침대에서 한숨 늘어지게 자기도 합니다. 그의 일탈은 점점 대답해집니다. 주방을 뒤져 튀김젓가락을 집어 든 토끼는 롤러블레이드를 꺼냅니다. 젓가락을 스키스틱 삼아 롤러블레이드를 타며 속도를 즐깁니다. 

집으로 돌아온 가족은 집 안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토끼 똥을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아니, 왜 이렇게 집 안 구석구석에 토끼 똥이 있지?” 아이들은 자그마한 토끼 똥 하나에 마음을 뺏깁니다. 아이들은 이 소소한 사건 하나로 책을 읽고 또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으로 유명한 이호백 작가의 베스트셀러입니다. 이호백 작가는 이 책의 출판사인 재미마주의 대표이기도 하지요. 이호백 작가는 회색을 주조로 한 따스한 연필그림에 수채화를 덧입혀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없는 시간에 동물들은 무엇을 할까?”라는 상상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반려동물만 집 안에 두고 외출합니다. 사람들이 없는 시간 동안 동물들은 무엇을 할까요?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말썽을 부리는 동물도 있고, 가만히 앉아서 주인을 기다리는 동물도 있을 테지요. 현실세계의 동물에 비해 이야기 속 토끼는 거침이 없습니다. 마치 자신이 이 집의 주인인 것처럼, 토끼는 집 안 구석구석을 다니며 그동안 해 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실현해 봅니다. 어린이들은 토끼의 거침없는 일탈을 보면서 키득거릴 수밖에 없어요. 부모님께 혼날까 봐 그 동안 해 보지 못한 장난을 몰아서 하고 있으니까요. 자기들이 차마 하지 못했던 일을 천연덕스럽게 하고 있으니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는 우리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보여줍니다. 동물은 아무런 지각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나름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하고 싶습니다. 사람의 관점에서 벗어난 동물의 시선으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상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비춰주지요. 인간극장의 한 장면처럼, 우리는 토끼의 행적을 전담 카메라맨의 시선으로 따라갑니다. 이와 같은 구성은 토끼가 행하는 모든 일을 진짜처럼 느끼도록 합니다. 우리 집에 있는 반려동물도 우리가 없을 때 사람처럼 행동할까? 하는 의심이 들게 하지요. 동물과 사람은 서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동물을 관찰하고 동물은 사람들을 관찰하지요. 동물이 생각하는 사람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우리는 동물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요?                                   

이해질문

· 가족들은 외출에서 돌아온 후 집 안 구석구석 있는 토끼 똥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 만약 우리 집 애완동물이 토끼처럼 우리가 없을 때 집 안을 돌아다니며 여러 일을 한다면 어떨까?

· 토끼가 한 일 중 부모님께 혼날까 봐 못해 본 일 있어?

· 네가 해 본 최고의 일탈은?

· 너는 부모님이 외출하시면 뭘 해보고 싶어?

· 토끼는 그동안 사람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숨겼을까?

· 작은 일탈로 즐거웠던 경험이 있니?

· 토끼에게 별명을 지어 준다면?

· 토끼는 가족들이 돌아오기 전에 왜 다시 베란다로 돌아갈까?

· 만약 세상의 모든 동물이 사람 흉내를 낸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질문     

· 토끼를 집 안에서 활보하는 대담한 토끼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 왜 마지막까지 가족들의 얼굴은 등장하지 않고 말만 나올까?

· 우리 집 장난감들이 토끼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잠들었을 때 깨어나서 집 안을 돌아다니고 있는 게 아닐까?

· 다른 애완동물들은 가족이 외출한 사이에 무엇을 해 보고 싶을까?

· 왜 남들이 못하게 하는 일은 더 재밌을까?

· 우리에게 일탈은 꼭 필요할까?

· 만약 토끼가 베란다에만 가만히 있는 동물이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 만약 토끼 말고 다른 동물이 더 있어서 같이 일탈했다면 어땠을까?

· 토끼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

· 책의 마지막을 토끼 똥으로 끝낸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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