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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n 26. 2024

사진으로 떠나는 환상여행『시간 상자』

시간 상자(데이비드 위즈너)

시간 상자

Flotsam     

데이비드 위즈너

시공주니어

2018.02.25.  

2007 칼데콧 대상


우리는 평생 현재만을 살아갑니다. 과거는 이미 흘러갔기에 볼 수 없고, 미래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에 경험할 수 없지요. 시간여행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기에 많은 이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여러 이야기에서의 시간여행은 특별한 매개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것은 특별한 물건일 수도 있고, 지정된 장소나 사건일 수도 있어요. 『시간 상자』에서의 수중카메라를 통해 시간여행을 합니다. 가족과 함께 바다에 놀러 온 소년이 있습니다. 소년은 우연히 바다에서 수중카메라를 발견합니다. 카메라를 이리저리 살피던 소년은 아직 인화하지 않은 필름이 있음을 발견하고 인화해보기로 해요. 사진을 받아든 소년은 깜짝 놀랍니다. 사진 안에는 환상의 세계가 있었지요. 물고기떼 사이에 감쪽같이 숨어있는 태엽을 감은 로봇 물고기,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는 문어가족, 복어 풍선을 타고 두둥실 날아가는 물고기들 등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는 이상한 풍경을 담고 있네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 소녀의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소녀가 들고 있는 사진에는 또 다른 소년이 사진을 들고 있고 그 사진 안에는 금발머리 소녀가 있습니다. 사진 속 사진 속 사진 속 사진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소년은 현미경까지 동원합니다. 70배까지 확대하니 가장 처음 찍은 사진의 주인공을 만나게 되는군요. 해변에서 무심히 앞을 응시하는 한 소년의 흑백사진입니다. 한동안 사진을 바라보던 소년은 무엇인가 결심합니다. 그도 사진을 들고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찍어요.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 담긴 카메라를 바다에 던져버리지요. 마치 누군가 다시 이 이야기를 계속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소년이 던진 카메라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바다 밑을 헤엄치고 고래, 해마와 함께합니다. 말미잘이 가득 있는 바다를 지나 인어의 나라를 통과합니다. 다시 큰 새와 고래에 의해 남극으로 옮겨지고 다시 야자수가 즐비한 어느 해변으로 밀려옵니다. 이제 카메라를 발견한 한 소녀가 손을 뻗는 장면으로 그림책은 끝납니다. 

『시간여행』은 미국의 삽화가이자 아동도서작가인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입니다. 데이비드 위즈너는 사실적인 그림을 바탕으로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주로 만들어냅니다. 『시간여행』은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소년의 본 사진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카메라가 전 세계의 바다를 여행하면서 담은 이야기에요. 소년은 카메라가 담은 신기한 바다속 이야기를 보며 환상의 세계를 여행한 후, 지금까지 카메라를 손에 넣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며 점차 과거로 들어갑니다. 현재와 과거 두 가지 여행을 하는 셈이죠. 

카메라는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사람을 거치면서 각각의 시간을 사진 속에 담아왔습니다. 시간이 카메라 안에 머물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손에 넣었던 아이들은 모두 같은 경험을 했고, 그들은 현재와 과거가 연결된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갔습니다. 소년은 느닷없이 나타난 수중카메라의 비밀을 알게 되었지만, 신기한 시간여행을 자신만 누리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소년은 자신의 모습을 담은 카메라를 바다에 던집니다. 이후 카메라는 다시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해변에서 카메라를 발견한 소녀는 무엇을 할까요? 이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작가는 신기한 카메라를 통해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한 세상에서 자유롭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현실의 나와 상상의 세계를 연결하며 상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이해질문     

· 소년은 왜 카메라를 다시 바다로 던졌을까? 

· 그동안 카메라를 손에 넣었던 아이들도 계속 자신의 얼굴을 찍었던 것일까?

· 흑백사진 속 최초로 사진을 찍었던 소년은 어떻게 이 카메라를 손에 넣었을까? 소년이 만든 카메라일까?

· 바닷속 물고기떼 사이에 태엽을 감는 로봇 물고기가 있지 않을까?

· 소년처럼 상상과 현실이 뒤섞이는 경험을 해 본 적 있니?

· 만약 소년이 카메라를 바다로 던지지 않고 혼자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네가 상상으로 이야기를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 만약 네가 이 카메라를 가지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

· 카메라가 전 세계 바다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은 진짜일까?

· 만약 지구 어딘가에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있다고 하면 어떤 모습일까?                                                                           

생각질문     

· 사진이나 그림, 영화를 보거나 옛이야기를 듣는 것도 시간여행이라 할 수 있을까?

· 시간여행은 무엇일까? 과거와 미래 모두 갈 수 있는 게 시간여행일까?

· 이 이야기는 진짜일까, 소년의 상상일까?

· 상상이란 무엇일까?

· 시간여행에는 꼭 어떤 물건이 필요할까?

· 이 카메라는 최초로 누가 만들었을까?

· 바다를 떠돌다 해안가로 밀려온 카메라는 어떤 소녀에 의해 발견되잖아. 이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 카메라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에게 발견되는 게 아닐까?

· 시간 상자는 무엇일까? 시간을 담는 상자일까?

· 시간을 담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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