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근수근 문화일기
일시 : 2024년 10월 22일 화요일 저녁6시
장소 : 평택시남부문예회관 전시관
평택시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한 사람 캠프’에 다녀왔다. 평소 근무하는 사무실 옆에 공연장과 전시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이루어지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한 사람 캠프' 포스터를 발견했고, 바로 참여 신청을 했다. 오늘 저녁 6시, 약속된 시간이 되자 전시실로 향했다. 이번 캠프는 남부문예회관 전시실에서 열렸고, 전체적으로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6시 30분까지는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전시된 ‘1인칭 프로젝트’를 둘러보는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에 녹아들 수 있었다.
6시 30분부터는 공식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첫 순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주제로 한 공감 북토크였다. 북토크의 책은 2024년 9월에 발간된『혼자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였으며, 공저자들이 직접 패널로 참석했다. 진행은 문학평론가 허의가 맡았다. 저자들은 각기 다른 직업과 글쓰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지만, 1인 가구로 살아가는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을 나누었다.
이어서 ‘1인칭 프로젝트’ 결과 발표 라운딩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는 1인 가구와 함께할 일곱 가지 프로그램에 대해 기획 방향을 소개했다. 각 프로그램은 예술, 음식, 자연, 힐링, 여성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전문 문화기획자가 주도하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동행과 공감에 중점을 둔 기획이었다.
마지막 순서는 내가 가장 기대했던 고영직 문학평론가의 강연이었다. 사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가장 큰 이유는 고영직 선생님을 직접 만나 뵙기 위해서였다. 이전까지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직접 만나 소통할 기회는 없었다. 선생님은 딱딱한 강의 형식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1인 가구의 삶과 그 속에서의 문화적 경험, 그리고 ‘1인칭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 내용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강연이 끝난 뒤, 나가는 고영직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며 명함을 교환했다. 그 순간 '이걸로 오늘의 목표는 이룬 셈이다'라는 생각이 스쳤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1인 가구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1인 가구의 특성을 파악하고 사회적 요인도 고민해보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한 명의 인간으로서 경험하는 삶을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한 사람이든, 두 사람이든, 결국 모든 기획의 출발점은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생각이 깊게 남은 프로그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