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효일의 이야기!
효자매 상봉 전, 효일의 나 홀로 여행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효일이는 이 날만을 고대해 왔다. 왜냐면 그동안 동생들의 일기와 사진을 받아 브런치를 작성하는 게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ㅠ)
효일이는 늦게 출발한 대신 막중한 미션을 떠안았다. 바로 유럽 여행 마지막 날, 효둘의 깜짝 브라이덜 샤워를 위한 준비물을 챙겨가는 것!
여행을 떠나기 전, 효일은 다이소에 들려 파티 용품을 구입했다. 공주 액세서리 세트와 온갖 종류의 풍선, 컨페티 등 한 무더기를 샀다. 그리고 영상을 만들었다. 가족들과 친구들, 효둘 예비 남편의 결혼 축하 영상을 직접 찍거나 전달받아 편집했다. (효둘의 결혼을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효일은 유럽에서도 영상 편집을 계속했다고 한다...ㅎ)
재작년 5월에 아부다비를 여행했던 효일은 효둘&효삼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아부다비 여행을 했다. 효일은 이전에는 가 보지 못했던 아부다비 루브르와 국립 아쿠아리움을 다녀왔다.
(최저가를 찾아 투어비스라는 사이트를 통해 예약했는데 아쿠아리움 입장권이 찍히지 않아 곤혹스러웠다. 다행히 친절한 직원 분이 그냥 입장시켜 주셔서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혼자 감당하기엔 택시가 비싸서 버스를 타고 다녔다. 버스를 타기 위해선 교통카드를 구매해야 하는데 교통 카드를 구매할 수 있는 마트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미리 찾아보고 가야 한다. 교통카드를 사면 일정 금액이 충전되어 있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공항에서도 버스 카드를 살 수 있는데 어디서 샀느냐에 따라 기본 충전이 안 되어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구매하면서 한 번 더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 교통비도 많이 아낄 수 있고 현지인들의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어 재밌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은 진짜 헬이다. 아부다비 버스 앞쪽은 여성 전용 칸이라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
개인적으로 루브르는 외관이 제일 아름다웠다. 내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는 외관만큼 내부에서의 감동도 컸던 것 같은데...
아니다. 나이가 열 살이나 더 들었으니 말랑말랑한 감성이나 컨디션 차이일 확률이 크다.
아쿠아리움은 정말 정말 좋았다! 규모가 상당히 크고 어종도 많다.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 구간이 마련되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어떤 구간은 홍학 무리가 사람들과 섞여 산책을 하기도 하고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기도 한다. 조류를 무서워하는 분들이라면 힘들 수 있지만, 나는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제일 큰 문제는 배변 훈련이 따로 안 되어 있다는 건데 직원 분이 상주하며 깨끗하게 닦아주셔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
내가 묵은 아부다비 트레이더스 호텔은 프라이빗 비치와 수영장, 체육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근데 프라이빗 비치와 수영장은 몰라도, 누가 호텔까지 와서 운동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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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
이 호텔에서 묵는 게 두 번째라 부대시설을 더 잘 활용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절대 하지 않을 공복 사이클도 타고, 호텔 프런트에서 미리 예약해 25 디르함짜리 아브라(수상 택시)도 타 봤다.
아브라 후기는... 한 번 타면 족하다. 안 탈 거라면 굳이 안 타도 될 것 같다. 중간에 어떤 가족 여행객과 합석하게 됐는데 직원이 내 자리를 바꾸라고 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뭐 여기저기 앉아볼 수 있어서 마냥 나쁘다고 할 순 없겠지만 썩 유쾌하진 않았다. 직원 분도 조금 미안한 맘이 들었는지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셨다.
아부다비는 외식 물가가 꽤나 비싸서 근처에 있는 마트를 자주 다녔다. 기대 이상이었다.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기도 했고, 우리나라 마트완 다른 물건들을 보며 진짜 외국에 와 있구나 실감이 났다.
효둘과 효삼은 아부다비 마트에서 본 '트윅스 롤'이 너무 맛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 초콜릿은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어서 더 기억에 남는 맛이라고 했다. 두바이 초콜릿 말고 트윅스 롤 드셔 보시길.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데워 먹는 음식이냐고 'Is this hot food?' 했는데 직원 분은 인기 많은 'Hot'한 음식이냐고 물어본 줄 알았는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난 그 대답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전자레인지를 돌리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났다. 설마 하고 전자레인지를 열었는데... 뿌연 연기가 가득했다. 용기가 다 녹아버린 것이다.
친절하신 직원 분이 차갑게 먹는 음식이라며 종이 쟁반에 다시 담아주셨는데... 이미 사망한 음식은 두꺼운 도화지를 씹는 것 같았다. 먹을 수가 없을 만큼 딱딱해진 것이다. 당시에는 너무 아깝고 속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웃음이 난다.
효일의 나 홀로 여행은 이렇게 흘러갔다.
이제 동생들을 만나러 가야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