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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날 Oct 19. 2021

하시모토 갑상선염, 아무개 씨 병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자가면역질환으로 하시모토 갑상샘염을 앓았다. 자가면역질환은 증상이 나와서야 알게 되기에 증상 나오기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언제부터 갑상샘 암이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나에겐 갑상샘 암이 있었고, 자가면역질환도 있었다. 이 두 가지 질병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질문처럼 시작을 알 수 없지만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내 몸의 항체가 나를 공격함으로 생기는 질병들이다. 몸 어느 곳에선가 자가 항체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고 염증 위치에 따라 질병의 증상이 따라오고, 증상에 따라 이름이 붙는다. 갑상샘에 생기면, 하시모토 갑상샘염, 그레이브스 갑상샘염이라 부르고, 관절에 생기면 류머티즘 관절염이라 부른다. 이름과 종류도 다양하다. 흔히들 자가면역질환은 약도 없고, 불치병처럼 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은 난치병이지 불치병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내 몸속 항체들이 이상 반응을 보이고 혼동하는 이유로는 (하시모토 갑상샘 염의 경우) 유제품과 밀가루의 단백질 구조와 갑상선의 분자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는 장 증후군/장누수가 있게 되면 소화가 어려운 글루텐 단백질들이 얇아진 장 벽의 틈을 통해 혈액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항체들이 혈액 속에서 단백질 분자들을 공격하여 처리한다. 이러한 상황이 날마다 반복되면 우리의 면역체계는 과민반응으로 혼동스럽고, 스트레스로 지치게 된다. 그렇게 혈액 속 단백질에 예민해진 항체들이 돌아다니며 비슷하게 생긴 것을 보면 공격을 하게 되는데, 분자구조가 유사한 갑상샘을 오인하여 공격하기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갑상샘을 자극함으로 항진이 되면 그레이브스 병, 저하가 되면 하시모토 갑상샘 염이 되는데, 이 병을 처음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 이란다. 


 자가면역질환은 각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개 씨 병이라 불러야 한단다. <자가면역질환 잘 다스리기> 책에서 보면 우리 몸속 환경이 좋지 않아 생기는 질병이기에 몸속 환경이 바뀌도록 생활 식습관을 바꿔나가면 고칠 수 있는 병이라고 말한다. 몸속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는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몸속 환경을 안 좋게 만드는 요소로는 환경호르몬, 식품첨가제, 약물, 화학물질(세제, 샴푸, 화장품 등등), 밀가루, 유제품, 가공식품 등등 다양하다. 이러한 원인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삶의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고 있는 나쁜 물질들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게 가장 빠르고, 화학물질의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나쁜 물질들이 몸 밖으로 빨리 배출되기 위한 노력들(디톡스, 운동)이 병행되면 좋을 듯하다. 해독기관인 간을 위하여 간을 쉬게 해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늦은 시간 야식/식사 금지, 일찍 잠자기, 술-담배 하지 않는 등의 최소한의 노력들은 해주어야 한다.  


 갑상샘 저하증이 있다면, 정기 피 검사할 때 자가항체 검사를 넣어달라고 의사 선생님께 요구할 수 있다. 자가항체 수치가 있다면 자가면역질환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고 몸속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가적 노력을 해주어야 한다. 


 자가면역질환자의 경우, 갑상샘 암으로 갑상샘을 전부 제거했다면 자가면역질환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될까? 결코 아니다. 증상이 나오는 곳이 갑상샘이었지만, 실제 몸 전체가 질병이 생기기 전 단계라고 보아야 옳다. 나의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 갑상샘이 없으니 이제 자가항체가 혼동할 일이 없겠지? 하고 방심하면 안될 노릇이다. 지금 갑상샘이 가장 많이 공격당했다 뿐이지 다른 곳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가면역질환 잘 다스리기>의 저자 정윤섭 박사는 자가면역질환은 현대 병이며,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잠재적으로 이 질환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진단을 내리기까지 과정이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기에 오래 걸려서 모르고 있을 뿐이지 현대인들은 모두 자가면역질환을 약하게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리 내 몸속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디톡스 해주며 예방차원에서 관리를 해주는 게 좋다고 본다.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은 다양하다. 하시모토 갑상샘염 증상은 바로 갑상샘 저하증의 증상과 같다.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의 경우도 갑상샘염 증상과 유사하고, 겹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도, 갑상샘 저하증과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이 많이 겹치고 유사하기 때문에 특별히 구분할 필요 없다고 느꼈고, 갑상샘 암 진단을 받기 전 8년 동안의 갑상샘 염으로 힘든 시기에도 자가면역질환 개선을 위해 따로 노력을 하진 않았지만, 나의 식생활 습관 개선 노력 중 일부는 자가면역질환 개선을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밀가루 끊기, 가공식품 안 먹기 등등


탈모, 피부 건조, 피로감, 기억력 감소, 안구 건조, 소화력 감퇴, 추위에 민감, 수족냉증

나에게 나타났던 자가면역질환 증상들이다. 하나만 있어도 속상한데 동시다발적으로 몸 전체에서 나타나서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니 방관하게 되는데, 지금도 계속적으로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나의 장기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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