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노란색
Chapter 3. 연분홍색, 영국 버밍엄 생활 준비
파운데이션을 통과하고, 학교 입학 허가 레터를 받은 뒤, 저는 서울에 있는 병원(지정된 병원)으로 가서 결핵 검사를 받고 비자센터로 갔습니다. 가서 신청 서류를 다 내고, 여권을 내고 기다렸습니다. 그때가 여름이라 한창 비자 신청이 몰릴 시기 였는데, 그래도 비자를 잘 받았습니다. 비자를 받고, 기숙사를 신청하고, 비행기 예약까지 다 완료를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 끝내고, 짐을 싸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아, 그때 당시는 아직 코로나 백신 증명서류와 코로나 음성결과가 필요해야 했을 시기였기 때문에 엄청 조심하고 정신이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옷, 화장품, 먹거리, 양말, 약 등등 캐리어에 다 챙겨 넣었습니다.
그렇게 짐을 다 챙겨두고, 기숙사는 다행히 1지망으로 지원했던 곳으로 배정을 받았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같은 플랏(영국은 미국과 다르게 같이, 같은 층에 사는 친구들을 플랏메이트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5층 A호, B호가 있다고 가정하고, 내가 5층 A호에 배정을 받았다라고 하면 A호에 같이 사는 친구들이 플랏메이트라고 부르면 됩니다). 친구들이랑 연락이 닿아서 단톡방을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같은 성별 친구들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긴장과 설렘이 있었습니다. 같은 성별이라도, 같은 신입생이어도 나랑 성향이 맞을까? 어떤 친구들일까? 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지배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9월 중순, 영국으로 가야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처음에 공항 가면서, 그렇게 멀리 가서 사는 것은 처음이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머릿속에 넘쳐났습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팬데믹 시절에 대학생활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비행기는 만석이 아니었습니다. 군데군데 비어 갔습니다. 그렇게 장거리 비행을 하고 런던에 도착하였습니다.
런던에 도착해 차로 2시간을 달려 배정 받은 기숙사에 도착하고, 키를 받고, 방에 갔더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10일 동안 격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먼저 도착을 해야 했지요. 그 당시에는 ‘아 나 혼자네’라는 생각보다 빨리 짐을 정리하고 쉬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더 강해서 바리바리 싸온 짐을 다 정리한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불과 배개가 없다. 그날 저는 점퍼를 배개로 만들고 또 다른 점퍼를 이불 삼아 잠을 잤습니다. 부랴부랴 배개, 이불을 사고, 서서히 주방 용품까지 구비가 되니 이제야 사람사는 곳이 되었습니다. 기숙사는 최근에 지어진 기숙사 답게 깔끔했습니다. 밑에 사진은 당시 제방에서 찍은 사진들인데, 다시 봐도 이쁘네요.
하늘하늘, 깨끗한 공기는 영국 생활의 장점! 저 방에서 철로도 보였는데 기차 지나 가는 것도 보였답니다. 두번째 사진은 노을 질 시간에 찍은 건데, 날이 맑으면 노을도 한층 더 아름다워 진답니다. 그렇게 시차적응을 하고 슬슬 기숙사에 입주해야 할 기간이 다가오니 친구들도 서서히 입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베이지색에서 몽글 몽글 기분이 들게하는 연분홍색의 생활 준비 챕터였습니다.
Chapter 4. 노란색, 1학년 기숙사
그렇게 격리가 무사히 끝나고, 아직까지 자가 키트 할 때 목 찌르고, 특히 코 찌르는 느낌은 너무 싫네요. 플랏 메이트들하고 서로를 알아가길 시작했습니다. 그 플랏에는 저를 포함해서 총 5명이 같이 주방을 공유하며 살았는데요. 다행히 다들 좋은 친구들이었답니다. 주방에 모여서 같이 살 청소 용품등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만들고, 종이를 냉장고에 붙여 놓아서, 날짜를 쓰고 누가 버렸는지 작성했어요. 또 저희 만의 약속을 했는데요. 기본 적인 거지만 친구나 손님 데리고 올 때 미리 알려주기, 너무 시끄럽게 하지 않기 등이 있었어요.
1학기 초에는, 저를 포함해서 4명은 입주를 했는데 아직 한 친구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바로 제 옆방이어서 누가 들어올까, 궁금했는데 드디어 들어왔습니다. 다들 긴장한 상태로 노크를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플랏메이트들이 모두 모인 날 서로 긴장하고 인사했던 것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 기숙사 주방이 깔끔하고 넓어서 같이 요리도 많이 해먹었는데요. 친구들에게 라볶이, 해물파전, 김치전, 떡꼬치, 유부초밥 등을 해줘었는데. 사실 그때 처음 요리 한 것인데, 맛있다고 해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다른 나라 친구들이 한식 맛있다고 하면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모든 사진들을 다 넣지는 못했지만 진짜 1학년 때 친구들하고 요리를 제일 많이 해먹은 거 같아요.
닭갈비, 전, 버섯 볶음
친구들이 제가 해줬던 요리들 중에 제일 좋아하는 요리가 떡볶이(떡꼬치) 와 전이에요.
또한 플랏메이트들하고 같이 놀러 다니고, 서로 생일도 축하해주고, 편지도 주고, 핫팟(훠궈)도 끓여 먹고, 요리도 서로 해주고 너무나 많은 추억들이 담겼던 1학년 기숙사 생활이었습니다. 같이 학교 축제, 할로윈 행사, 시티센터, 볼링, 캐드버리 초콜릿 공장(여기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영화의 모티브가 된 장소 랍니다), 베일 빌리지, 윈터본 가든등 서로 잘 놀러 다녔어요. 저는 영국 사람들이 서로 편지를 잘 주고 받는 게 너무 좋더러고요. 물론 저도 친구들에게 편지 써서, 주지만 생일 때, 크리스마스 때, 이스터 홀리데이 때 지금 편지들을 다시 보면 이때 서로 이렇게 좋은 말들을, 추억들을 주고 받았구나 싶어요. 봄처럼 따듯해졌던 1학년 기숙사 생활은 노란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