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참사가 일어나면 자주 언급되는 격언이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희극으로 한 번은 비극으로(History repeats itself, first as tragedy, second as farce)".
가벼운 사건을 간과하면 큰 사고가 반복되니 작은 일도 잘 대응하자는 취지로 철저한 재난관리를 강조하는 하인리히 법칙과 함께 즐겨 인용된다. 그런데, 실제는 순서도 다르고 의미 또한 다르다.
자본론의 저자인 칼 마르크스는 나폴레옹 3세에 관한 그의 저서에서 "헤겔은 '모든 세계사적 사건은 두 번 나타난다'라고 했는데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라는 말이 빠졌다"라고 했다. 실제 발언은 비극이 먼저, 희극이 다음인 데다 그 의미도 사건사고하고는 상관이 없다.
이 말에서 비극은 그리스의 정극을 희극은 저질 소극을 말한다고 한다. 비극은 시대정신 자체인 세계사적 영웅으로 장엄한 최후를 맞은 나폴레옹 1세의 일을 말하는 것이고 소극은 삼촌 나폴레옹 1세의 후광으로 황제는 되지만 능력이 부족해 초라하게 몰락한 나폴레옹 3세의 일이라고 한다.
의미는 위대함이 나타나면 싸구려 모방이 뒤따른다는 뜻으로, 제2의 아무개라는 아류는 많지만 원조를 쉽게 넘어서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매우 공감되는 말이다. 무엇이든지 1절만 하는 것이 좋은데 말이다.
그렇다면 번역은 "역사는 반복된다. 처음에는 위대하게, 두 번째는 싸구려로"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순서와 의미를 바꾸어 지금처럼 쓰는 것도 의미는 있는데, 마르크스도 철저한 안전관리를 강조했다는 식으로 이상하게 인용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