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할 때 강함 되시네
9장.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날,
나는 설렘보다 부담이 더 큰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명절은 언제나 가족을 향한 사랑과 책임 사이에서
몸과 마음이 동시에 소진되는 계절이기도 했다.
돌아다니는 집마다 미소를 짓고,
차려진 음식 앞에서 “맛있어요”를 반복하면서도,
속으론 “언제쯤 집에 갈 수 있을까”를 되뇌었다.
누군가에겐 ‘풍성한 한가위’가
나에겐 ‘버텨내야 할 하루’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들이 지나고 난 뒤,
달빛 비추는 창가에 앉아 찬양을 들으며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었던 그 밤.
비로소 나는 쉼이 있는 추석 연휴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내 마음에 파고든 찬양은
“약할 때 강함 되시네”였다.
약할 때 강함 되시네
나의 보배가 되신 주
주 나의 모든 것
하루를 무사히 마치고,
무겁게 느껴졌던 몸을 이불속에 누인 그 순간,
그 가사가 내 영혼 깊숙이 들어왔다.
내가 얼마나 연약했는지를,
내가 얼마나 혼자서 무리해 왔는지를,
조용히 다독이는 주님의 음성 같았다.
예수 어린양, 존귀한 이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평안한 숨을 쉴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그 어떤 소란도 없이,
오직 주님의 이름만을 부르며
나는 그 안에서 위로받았다.
이번 추석은
남들에게 보일 자리를 채우는 명절이 아닌,
내 마음의 공간을 하나님 앞에 열어드리는 명절이 되었다.
찬양을 들으며,
“이제 정말 괜찮다”라고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었다.
(짧은 기도)
주님,
명절의 분주함 속에서도
당신이 내 마음 한편에 숨겨 두신 쉼을 찾아
감사드립니다.
지친 마음을 다 내어 드릴 수 있는
하나님 품이 있어
오늘도 내가 살아갈 이유가 생깁니다.
약할 때마다 찾아와
강하게 붙드시는 주님,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예수님, 당신이 나의 보배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