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에 그린 한 장의 동화

올가의 정원

by 지숙수담

오늘은 피아제 그림책 ‘올가의 정원’을 친구들과 함께 읽었다.

올가는 삭막한 도시 한가운데서도 작은 정원을 가꾸며 희망을 키워가는 인물이다.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물었다.

“올가는 왜 정원을 만들었을까?”

“우리 마음에도 정원이 있을까?”


그러자 아이들은 저마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 엄마는 매일 화분에 물 줘요.”

“아빠는 주말마다 텃밭 가요.”

“할머니가 준 선인장이 커졌어요.”

그 순간 깨달았다.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이미 ‘작은 정원’이 피어나고 있었다.

누군가의 손길 속에서 자라나는 사랑의 씨앗이었다.


특히 전날 엄마에게 짜증을 냈던 한 아이가

“엄마한테 미안했어요.”라고 조용히 말했을 때,

책 속 올가의 정원이 우리 교실 안으로 들어온 듯했다.


이야기를 마친 후, 아이들과 함께 ‘나만의 정원을 담은

한지 전등갓 만들기 활동을 했다.

하얀 전등갓은 마치 텅 빈 정원 같았다.

아이들은 손끝에 물감을 묻혀 자신만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갔다.

붓이 스칠 때마다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는 듯했고,

분홍빛 꽃, 초록의 잎, 파란 하늘, 노란 햇살이

한지 위에서 조용히 춤추었다.

“이건 꽃밭이에요.”

“여긴 무지개가 피는 정원이에요.”

“이건 밤이야, 별이 반짝이는 정원이에요.”


아이들은 각자의 전등갓 위에 마음을 그리고,

상상과 감정을 한껏 쏟아냈다.


교실 가득 번진 물감 냄새와 웃음소리,

“OO이 것 예쁘다.”

“나는 파란색이 좋아서 다 파랑이야”

서로의 말을 주고받는 그 따뜻한 순간마다

아이들의 마음은 더욱 밝아졌다


활동이 끝나고 전등갓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그 모습은 마치 사랑의 불빛으로 가득한 작은 정원 같았다.


아이들의 손길로 물든 한지 전등갓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서 받은 사랑,

그리고 스스로 피워낸 마음의 색이었다.


사실 아이들에게 오늘 가장 즐거웠던 건

물감놀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시간이 아이들 마음속에

‘돌봄과 사랑의 빛’으로 남았을 거라는 걸.


책 속 올가처럼,

아이들 역시 누군가의 사랑 속에서 자라며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의 정원을 밝혀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겠지.


조용한 오후, 창가에 놓인 전등갓마다

아이들의 마음이 은은한 빛으로 반짝였다.


오늘 우리는 그림책을 읽고,

한지를 물들이고, 마음을 나누었다.

그 모든 시간이 한 줄기 빛이 되어

우리의 하루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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