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에 그린 한 장의 동화

따끔따끔 고슴도치

by 지숙수담

12화


따끔따끔 고슴도치와 가을의 친구들

오늘은 『따끔따끔 고슴도치』 책을 함께 읽었다.

책 속 고슴도치는 따끔따끔 가시를 세우며 조심스레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있었다.

아이들은 ‘따끔따끔’이라는 말이 재미있었는지 입으로 소리를 내며 가시 흉내를 내기도 했다.

“이렇게 따끔! 따끔!”

손가락 끝으로 서로의 손등을 톡톡 건드리며 크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웃음소리 속에서 나는 알 수 있었다.

이 아이들에게 세상은 아직 부드럽고,

가시조차도 웃음으로 변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늘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우리도 고슴도치 만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러운 제안이었다.


각자 고슴도치 얼굴이 그려진 도안을 받고 아이들은 자신만의 가시를 꾸미기 시작했다.

꽃잎, 낙엽, 단풍잎, 그리고 알록달록 색종이 조각들, 작은 손들이 풀칠을 하고, 오리고, 붙이며

세상에 하나뿐인 고슴도치들이 태어났다.

“내 고슴도치는 꽃가시야!”

“나는 단풍고슴도치다!”

“선생님, 내 거는 가시가 부드러워요. 안 아파요.”


아이들의 대답이 참 따뜻했다.

‘따끔’이라는 말속에도 마음의 온도를 담을 수 있다는 걸

이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들의 작품이 하나씩 완성되자, 아이들과 함께 가을 숲을 꾸몄다.

교실 벽면 가득 펼쳐진 나무에는

빨갛고 노란 단풍잎이 물들어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고슴도치를 나무 아래 붙이며 말했다.

“여기가 우리 숲이에요!”

그 목소리엔 뿌듯함이 가득했다.


활동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둥글게 앉아

『따끔따끔 고슴도치』를 한 번 더 읽었다.

이제 아이들은 단순히 듣는 독자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책 속에 이어 붙이는 작가였다.


마지막 사진 속 아이들의 웃음은 정말 환했다.

낙엽 나무 앞에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가을이다!” 하고 외치는 아이들.

그 웃음 속엔 책에서 배운 말보다

더 깊은 감정의 언어가 담겨 있었다.



오늘의 동화는 이렇게 끝난다.

가시가 따끔해도, 마음은 따뜻한 고슴도치처럼 아이들은 서로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아이들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배움은

언제나 사랑의 모양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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