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님(13)

아직 남은 이야기

by 지숙수담

13장. 아직 남은 이야기


– 당신을 보내지 않는 우리의 방식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시고 난 어느 날, 남편은 말없이 오래도록 창밖을 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우리 마음엔 아직도 ‘이별’이 아니라 ‘기다림’이 남아 있었다.

언젠가 다시 예전처럼

“밥 줄까? 아들?”하며 부엌에서 밥 짓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고,

저 문 너머로 어머님이 “왔니?”하고 웃으며 걸어 나올 것만 같았다.


시간이 흘러도, 어느 날엔 여전히 그립다.

빈자리를 기억으로 채우는 하루하루가

때론 아프고, 때론 따뜻하고, 때론 눈물겹다.


남편은 여전히 어머님을 “엄마”라고 부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

나도 그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는다.

엄마라는 말은 때로 너무 크고, 너무 가깝고, 그래서 더 어렵다.

이젠 그 말을 부르며 기도한다.

어머님의 오늘 하루가 편안하시길, 아프지 않으시길,

혼자가 아니시길.


이 이야기는 어쩌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머님은 지금도 가족의 한가운데 계시고, 우리는 매주 그 자리를 다시 찾아간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이렇게 속삭인다.

“엄마, 오늘도 사랑해요.

다음 주에도 올게요.”


“이렇게라도 엄마를 안고 싶었어요.

다시 당신을 ‘엄마’라고 부를 수 있게 된 지금이, 제겐 가장 큰 회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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