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척 공주

거울 속의 웃음

by 지숙수담

〈1화 – 거울 속의 웃음〉


아침 햇살이 궁전 창문을 타고 들어온다.

하지만 오늘 아침 전쟁터의 참전자는 둘째 왕자와 막내왕자뿐이다.


첫째 왕자는 방학 중이지만 실습 기간이라 아침 일찍 나가 저녁 6시가 넘어 돌아온다.

군입대 전, 둘째와 막내의 세상을 뒤흔들던 그 권위와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그래서 낮 동안은 둘째와 막내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다.


둘째 왕자는 열여섯. 대문자 T 성향에 공감 능력은 바깥 은하 어딘가에 두고 온 듯하다.

중2병을 지나 중3의 장벽을 높이 세운 채, 하루에도 몇 번씩 막내와 말씨름을 벌인다.


막내왕자는 열넷. 중학생이지만 행동은 여전히 초등학생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둘째와 전생 부부처럼 싸우고, 또 곧바로 화해하는 묘한 케미의 소유자다.


나는 거울 앞에 선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린다.

이건 내 전투복이자 방패다.

하루의 소란을 견디고 건너가기 위한 나만의 의식.


거실에서는 벌써 소리가 커진다.

“형, 이거 내 거잖아!”

“아니거든? 네가 나한테 빌린 거잖아.”

몇 분 전까지는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벌써 전쟁이 터졌다.


대장님의 목소리가 부엌 쪽에서 들린다.

“오늘도 전투네.”

그는 갑옷 대신 양복을 입고, 전장 대신 출근길로 나설 준비를 마쳤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나를 바라본다.

“방패 챙겼어?”

나는 거울 속 웃음을 그대로 그에게 건넨다.


대장님이 궁전을 나서면, 둘째와 막내는 더 격렬하게 티격태격하다가도

갑자기 한편이 돼서 무언가를 속삭인다.

그 모습이 마치 ‘첫째 왕자가 돌아오기 전까지의 마지막 자유’를 만끽하는 듯하다.


저녁이 되면 문이 열리고, 궁전의 공기가 바뀐다.

둘째와 막내의 어깨가 자연스럽게 굳어지고, 말수가 줄어든다.

첫째 왕자의 귀환.

그 순간, 낮의 소란은 잠시 멈추지만, 다른 종류의 긴장감이 방 안을 채운다.


나는 그 모든 변화를 지켜본다.

이 하루의 온도차 속에서, 웃음은 여전히 내 방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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