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출석합니다

아이와 나,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by 지숙수담

5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와 적응 기간을 지나고 나면, 한 달 쯤부터는 성향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어떤 아이는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어떤 아이는 이유 없이 울음을 터뜨리며, 또 다른 아이는 조용히 구석에 앉아 그림을 그린다. 아이들마다 기질이 다르다는 사실은 교실을 들여다보면 곧바로 드러난다.


나 역시 소극적이고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 시끌벅적한 아이들보다 차분히 블록을 맞추고 종이를 오리는 아이들과 마음이 더 잘 맞는다. 그렇다고 교실에 나와 꼭 맞는 아이들만 오는 법은 없다. 언제나 내 기질과 정반대의 아이들이 존재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먼저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려 애쓴다. 내 기질과 아이의 기질만 알아도 일 년이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삼 형제를 키우며 이미 경험했다. 큰아들은 어릴 적 심란할 정도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아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 조용하게 변했다. 둘째는 야무지고 집중력이 강해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사춘기가 오자 예상 못 한 모습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막내는 평화주의자였다. 세상 긍정적이고 화를 낼 줄 모르는 낙천가였다. 한 배에서 나온 형제임에도 이렇게 다 다르니, 교실 속 아이들이 제각각 다른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다름을 인정해야 나도 편해지고, 교실도 평화로워진다.

어느 날 고개를 돌리니, 아이들에게서 문득 내가 보였다. 나는 만들고, 오리고, 찢고, 붙이는 걸 좋아하는 교사다. 그래서인지 교실은 다른 반보다 늘 정리가 덜 되어 있고, 벽에는 크고 작은 작품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 역시 내 닮은 꼴이었다. 종이를 붙이고 연결하며 제멋대로 놀잇감을 만들고, 흰 종이 한 장만 주어도 벽 한 면을 도배하듯 붙여 그림을 그리고 또 무언가를 덧붙였다. 작품이 완성되면 “선생님, 사진 찍어주세요!”라며 나를 불렀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나를 그대로 닮은 모습이었다.

그때 알았다. 아이들은 정말 어른을 보고 배우는 존재라는 것을. 교사의 작은 습관 하나, 관심 하나가 아이들에게 그대로 스며든다. 교실은 결국 교사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거울이고, 아이들은 그 거울 속에서 나를 비추며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짐한다. 아이들의 다름을 존중하되, 교사의 모습 또한 늘 돌아보자.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배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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