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이 전부입니다.

우리는 주의 움직이는 교회

by 지숙수담

7장


버스 창 너머로 따뜻한 햇살이 퍼지던 어느 날,

나는 늘 하던 일처럼 아이들과의 하루를 준비하며

작은 가방을 안고 어린이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안에는

아이들과 나눌 활동지,

그동안 모아두었던 재활용 미술 재료들,

그리고 색색의 상상력이 담긴 도구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작은 손들을 기다리며

나는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다.

누군가는 그저 일상의 반복이라 말할지 모르지만,

내겐 그 모든 순간이 예배처럼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날따라 버스 안의 풍경은 유난히 따뜻했다.

창밖 나무들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햇살을 건네고,

아이들의 웃음 같은 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그러던 순간,

이어폰도 끼지 않았건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찬양 한 곡이 떠올랐다.

바로 ‘우리는 주의 움직이는 교회’였다. 이번 주 찬양단 곡이기도 해서 흥얼거렸던 것이 생각나며 오래전 일도 생각났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막내를 품고 있던 나는 낯선 이곳에서 정착을 시작했다

새로운 도시,

낯선 사람들,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낯설었다.

게다가 내가 조금 이국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었던 탓에

“외국인이세요?”라는 말을 듣던 순간,

작은 마음은 크게 흔들렸다.

‘타국에 오셔서 고생이 많으시죠?’라고 말해주었다면

훨씬 따뜻했을 텐데…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아프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그날 이후,

솔직히 교회를 옮겨야 하나 고민도 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이방인이었고,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는 여전히 낯선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그 공동체는 내게 가족이 되었다.

하나님의 사랑은 내가 선 자리를

조금씩 따뜻하게 채워갔다.


“우리는 주의 움직이는 교회,

이곳은 주를 위한 자리

내가 기도하는 모든 땅 위에서

하나님 예배받으실 그날을 꿈꾸네…”


찬양의 고백처럼,

나의 하루는 예배가 되었고,

교실은 예배당이 되었으며,

아이들과의 눈 맞춤은 기도가 되었다.

우리는 주일마다 모여 찬양하고,

말씀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손을 뻗을 수 있게 되었고,

아이들과의 하루도

하나님의 나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었다.

나는 깨달았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거하시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도

주의 손과 발이 되어

이 땅을 걸어가고 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이 땅이 진짜 타국일지도 모른다.

말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아무리 살아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외로이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나도 문득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익숙한 것들 속에서도

왠지 모르게 이방인 같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여기에 영원히 머무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나는 지금,

천국으로 가기 전

잠시 머무는 이 땅에서,

주의 교회로,

주의 손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오늘의 기도)


주님,

오늘도 평범한 하루 속에서

당신의 임재를 느끼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아이들과 나눌 재료 하나,

아이의 눈을 바라보는 짧은 순간마저도

하나님 나라의 예배가 되게 하신 은혜에 고백하게 됩니다.


낯선 이곳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

이방인처럼 느껴졌던 그 시절의 마음을 기억합니다.

그때에도 주님은 나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이 공동체로 인도하셨음을

이제는 분명히 고백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시선에 아팠던 나를

주의 시선으로 다시 회복시키시고,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당신이 거하시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삶으로 배우게 하셨습니다.



주님,

오늘도 내가 걷는 이 길에서

내가 만나는 이 아이들 속에서,

내 손에 들린 조각난 재료 속에서조차

주님의 숨결을 느끼게 해 주세요.


“우리는 주의 움직이는 교회”라는 찬양처럼,

내 삶의 모든 자리에서

당신의 손과 발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땅이 천국이 아님을 알기에,

이곳은 내가 잠시 머무는 나그네의 집일 뿐임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도

주의 마음을 품고,

주의 뜻을 전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