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동물이다.
와이프와 식당을 갔다. 눈썰미 빠른 와이프는 식당을 쓱 훑고 귓속말로 말한다.
"여보, 여기는 쟁반짜장이 주메뉴네.. 어때?"
중국집, 고깃집을 가도 식당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찾고 메뉴는 먹고 있는 음식을 고른다.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는 방법 중의 하난데.. 덕분에 마음도 편하다.
2020년 말, 삼성전자 주식이 '10만 전자'를 외치면서 외국인은 팔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샀다. 매도와 매수가 팽팽하게 이어지며 누가 좀 더 미련하게 비싼 가격에 사느냐로 '10만 전자'가 정해질 즈음.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들, 요즘 주식 안 하는 사람이 없던데 나도 주식 좀 사주라."
내 돈 아닌 엄마돈으로 주식계좌를 만들고 삼성전자를 사줬다. 다시 엄마는 말했다.
"됐다. 이제 마음이 좀 편하다."
ebs 자본주의에서는 말한다. '인류의 역사 500만 년을 하루 24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자본주의가 출현한 시간은 23시 59분 56초.' 인류의 역사를 단 하루로 본다면 자본주의는 4초, 고작 눈 한번 깜짝할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의 몸은 아직도 긴 시간 구석기인에 머물러 있는데 사는 곳은 '자본주의'로 바뀌어 버렸다. 500만 년에 비하면 4초란 시간은 길들여지기 너무 짧다.
구석기시대 인간의 삶은 항상 경계해야 하는 삶이었다. 맹수의 위협과 자연재해, 심지어 길가의 풀이나 열매도 함부로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모여 살았고 주변을 경계했고 그렇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가끔 무리에서 떨어져 나 홀로 딴 세상을 바라보던 인간들은 동물의 먹잇감이나 추위에 홀로 몸을 떨다 죽고 말았다. 모여사는 것, 무리 짓는다는 것은 생존의 필수요소였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무리 짓기를 좋아한다. 아니,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남들이 주문하는 음식을 보면 맛있는 음식일 거라 생각하고 주문한다. 주식이 아무리 고점이라 하더라도 남들이 사는 '10만 전자'를 사야 마음이 편하다. 안타깝지만 나를 비롯한 와이프와 엄마는 지극히 정상적인 구석기 본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유기체였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4초, 자본주의 시대는 다르다. 주식으로 부를 거머쥔 소위 '대가'라는 사람들은.. 본능을 이겨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주변의 구석기인들과는 다르게 투자했다. 남들이 모두 공포에 질려 주식을 팔고 나올 때 주식을 샀고, 주식이 올라 모든 사람들이 환희에 찰 때 오히려 팔았다.
워런버핏, 찰리멍거, 피터린치 같은 사람들은 구석기시대에 살았다면 벌써 사자나 뱀에게 물려 죽었을 사람들이었지만 자본주의 시대에는 부자로 살아남았다.
6편: '주식.. 실패하고 싶지 않다면..'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