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돈 번다.'는 것이 뭘까?
사실.. 주식으로 돈 버는 데 있어서 '기업을 본다는 것', '장기투자' 한다는 것 이 두 가지만큼 막막하고 짜증 나는 것이 없다. 돈은 손에 들어와야 맛이고 그 돈으로 뭔가 나에게 실체를 보여줘야 기분이 좋다. 그래야 주식으로 돈을 버는 거고 '투자를 잘한다'는 소리를 주변으로부터 듣는다. 하염없이 두고 있다 주가가 내려가면 그때 누굴 원망하겠는가?
하지만 대가들의 생각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들의 어깨에 조금이나마 올라탈수록..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돈을 번다'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 건 명목화폐가 내 손으로 들어온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투자한 기업과 '함께 한다는 것', 기업의 '지분을 산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기업과 함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둘 있다. 하나는 기업이 돈을 벌어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고맙다며 나눠주는 '배당'이고, 나머지 하나는 시간이 흘러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 주가가 따라 올라 나는 그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제길, 그놈의 '여유'. 주식으로 하루아침에 몇천, 몇억 원을 벌어 짠! 하고 멋있게 '돈 벌고' 누리는 게 투자가 아닌던가? 장기투자라며 팔지 않고 시간에 맡기는 것이 복리니 뭐니 자산을 늘리는 비결이라니.. 족쇄도 이런 족쇄가 없었다.
배당 역시 마찬가지.. 누구나 다 아는.. 워런버핏이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 기업, '코카콜라'를 봤다. 24년 12월 31일 자 기준으로 한 주당 62.03불. 천만 원 치 코카콜라 주식을 산다면 배당은 약 77,700원을 받는다. 그것도 석 달에 한 번씩. 거기다 15% 세금을 내야 한다. 거기다 지금의 주가가 떨어진다면 내가 투자한 천만 원의 원금이 깎인다. 앞으로의 주가는 오를지 내릴지 신도 모른다는데.. 난감하다.
불안한 마음은 두 가지. 주가가 내려 손해 볼 것 같은 불안, 주가가 올라 팔았다면 그다음 무엇을 할지 모르는 불안. 나는 해결책을 대가들의 책에서 찾았다.
"개와 사람이 산책을 한다. 목줄을 하고 있는 개는 사람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결국은 목줄을 쥔 사람을 따라 제 갈길을 간다."
-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코스톨라니 -
'필립피셔'는 1955년 모토로라 주식을 매입하여 그가 죽을 때까지 44년을 들고 있었다. 그 수익은 약 2,500배.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피셔 -
다시 한번 더 '기업을 본다.', '장기투자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렇게 주식으로 성공한 그들의 경험을 텍스트로 읽고 생각하며 지금의 상황에 비춰보았다. 그렇게 대가들의 어깨에 조금이나마 올라타 보니 '돈을 번다'는 얄팍한 생각을 달리할 수 있었다. '좋은 기업'을 찾아 길게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했다.
그럼.. '좋은 기업'이라는 게 뭘까?
미국은 기업실적에 진심인 나라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만약 분기별로 발표하는 기업 실적을 미리 알고 투기 혹은 주가를 조작한다면.. 미국은 종신형 또는 150년 이상의 형을 내린다.(실제로 사기꾼이 감옥에서 사망한 경우도 있다.) 그만큼 미국은 실적을 믿을 수 있다는 말이다. 기업의 실적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있으니 실적에 따른 기업 평가 역시 그대로 간다.
누구나 알 수 있다. 재고, 따지고, 어림잡고, 추측할 것이 1도 없다는 말이다. 그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실적에 따라 해당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있으면 당연히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고 주가 역시 오른다. 수익이 점점 늘어나니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배당도 늘린다.
주인이 목줄만 잘 쥐고 있다면 내 앞의 개가 나를 앞서든 뒤서든 상관없다. 주가가 잠시 내리더라도 가치에 따라 오를 믿음이 생긴다. 앞서 한 두 가지 걱정이 사라진다. 주가는 떨어질 리가 없고, 점점 더 오를 테니 팔 이유가 없으며, 덕분에 내가 가진 여유는 더 늘어날 것이다.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기업실적 조작 안 하는 전 세계의 돈이 모이는 미국에 투자했다. 돈 잘 벌고, 기업 이익을 주주들에게 잘 나눠주는 기업을 고르고 골랐다. 나는 그렇게 책을 읽고 '애플'을 샀다. 2021년 여름부터..
4편: '팔지 않으면 내 돈이 아니지만 남의 돈도 아니다.' 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