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속을 뒤집어 보일 수도 없고

밥에 대한 집착

by 따시

저녁을 잘 드시고, 약도 드시고

“이제 편안히 주무시면 돼요”라고 잠자리를 봐 드리고 조도를 낮췄다.

“알았어요” 침대에 몸을 눕히신다.

잠시 후

곧 다시 거실로 나오는 소리

“왜 나오셨어요?”

“나 저녁은 안 줘요?”

“어머니 조금 전에 저녁 드시고 약까지 드셨는데요”

??????

“아니 나를 언제 밥을 줬다고 그래요. 밥을 먹은 배가 이렇게 홀쭉해요?”

“배가 빵빵한데 뭘 홀쭉하다고 하셔요”

“글쎄 밥을 안 먹었다니까. 내가 속을 뒤집어 보일 수도 없고 증말 억울해서”

새삼 억울한 얼굴빛으로 언성을 높인다.

“어디 찬밥이라도 남은 거 없어요?”

간식용 빵 몇 조각을 드린다.

“내가 빵은 안 좋아하는데 이거라도 좀 먹어볼께요”

<허걱 순자씨는 밥보다 떡이나 빵을 더 좋아한다>

다 드시고 소파에 앉아계시다가 일어나신다.

“에휴, 재미도 없다. 잠이나 자야겠다”

중증치매 3년 차에 처음 나타난 증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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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9) 처음 증상

마켓에서 장을 보고 왔을 때 요양보호사는 퇴근후였다.

“어머니는 닭고기를 많이 드셨고, 약도 드셨으니 이제 잠만 잘 주무시면 될거에요”라며.

그런데 잠시 뒤 어머니가 밥을 달라고 하신다.

“어머니 밥 드셨다던데”

“내가 언제 밥을 먹어?” 목소리가 높아지신다.

요양보호사에게 전화를 했다. 닭고기와 다른 것들은 드셨는데 정확하게 밥은 안드렸다고 한다.

“제길, 내가 밥 안 먹은걸 안 먹었다 하지 먹고도 또 달라그럴까봐 여기저기 전화를 해대고 그래?”

완전 화난 음성이다.

밥은 안드셨다는 거다. 얼른 식탁위에 밥을 차려 드렸다.

“반찬도 없이 밥 없다고 안줬어”라고 말씀 하시며 맛있게 드신다.

가끔 치매환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요양보호사가 정말 그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때가 있다. 치매 환자 보호자 교육을 받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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