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에 대한 집착
저녁을 잘 드시고, 약도 드시고
“이제 편안히 주무시면 돼요”라고 잠자리를 봐 드리고 조도를 낮췄다.
“알았어요” 침대에 몸을 눕히신다.
잠시 후
곧 다시 거실로 나오는 소리
“왜 나오셨어요?”
“나 저녁은 안 줘요?”
“어머니 조금 전에 저녁 드시고 약까지 드셨는데요”
??????
“아니 나를 언제 밥을 줬다고 그래요. 밥을 먹은 배가 이렇게 홀쭉해요?”
“배가 빵빵한데 뭘 홀쭉하다고 하셔요”
“글쎄 밥을 안 먹었다니까. 내가 속을 뒤집어 보일 수도 없고 증말 억울해서”
새삼 억울한 얼굴빛으로 언성을 높인다.
“어디 찬밥이라도 남은 거 없어요?”
간식용 빵 몇 조각을 드린다.
“내가 빵은 안 좋아하는데 이거라도 좀 먹어볼께요”
<허걱 순자씨는 밥보다 떡이나 빵을 더 좋아한다>
다 드시고 소파에 앉아계시다가 일어나신다.
“에휴, 재미도 없다. 잠이나 자야겠다”
중증치매 3년 차에 처음 나타난 증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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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9) 처음 증상
마켓에서 장을 보고 왔을 때 요양보호사는 퇴근후였다.
“어머니는 닭고기를 많이 드셨고, 약도 드셨으니 이제 잠만 잘 주무시면 될거에요”라며.
그런데 잠시 뒤 어머니가 밥을 달라고 하신다.
“어머니 밥 드셨다던데”
“내가 언제 밥을 먹어?” 목소리가 높아지신다.
요양보호사에게 전화를 했다. 닭고기와 다른 것들은 드셨는데 정확하게 밥은 안드렸다고 한다.
“제길, 내가 밥 안 먹은걸 안 먹었다 하지 먹고도 또 달라그럴까봐 여기저기 전화를 해대고 그래?”
완전 화난 음성이다.
밥은 안드셨다는 거다. 얼른 식탁위에 밥을 차려 드렸다.
“반찬도 없이 밥 없다고 안줬어”라고 말씀 하시며 맛있게 드신다.
가끔 치매환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요양보호사가 정말 그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때가 있다. 치매 환자 보호자 교육을 받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