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평 둥둥이의 세상
둥둥이는 또래 고양이에 비해 작다. 사실 다른 집고양이들이 너무 많이 먹어서, 상대적으로 둥둥이가 작다고 말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른다. 많이 먹고 다른 고양이들처럼 살이 쪘으면 좋겠지만, 건강하게 자라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둥둥이는 정말 작지만 존재감은 집을 가득 채울 정도로 가장 큰 존재가 아닐까 싶다. 둥둥이의 세상은 자그마한 25평 집 안이 전부다. 가끔 넋이 나간 것처럼 창 밖을 한참을 바라보는 것을 보면, 더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지 않기에 둥둥이의 세상는 이 작은 공간에 한정된다.
이 작은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둥둥이의 관리 아래에 있다. 집 안에 하나라도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면 둥둥이의 검수는 거쳐야 할 필수 코스다. 냄새를 한참 맡고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이 되면, 자기 볼을 비벼 냄새를 묻힌 뒤 안심하고 집안을 돌아다닌다. 가끔 현관에 소리가 조금이라도 나면 현관으로 달려가 무슨 일이 있는지 살펴본다. 정작 누군가가 들어오면 무서워서 숨어버리는 쫄보지만, 나름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
2년 뒤면 분양받은 집이 완공되어 이사를 간다. 둥둥이의 세계가 완전히 변할 텐데 잘 적응해주었으면 좋겠다. 같은 평수로 가게 되어 아쉽게도 더 넓은 공간을 주진 못 할 듯하다. 얼른 큰 집으로 이사를 가서 둥둥이의 세계를 넓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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