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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빛 Dec 07. 2022

다 알지만 실천이 잘 안되는 공부법.

유연근무하는 아빠

아이공부, 다 알지만 실천이 잘 안 되는 공부법. 문제풀기/공식암기보다 정확한 개념 숙지가 중요하다.


다 알지만 실천이 잘 안 되는 공부법. 문제 먼저 풀고 공식 외워 적용하는 것보다, 아이가 정확한 개념을 숙지하도록 완전히 이해가 될 때까지 엄마아빠가 그 뜻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개념을 잘 알게 되면 어려워 보이는 문제 3~4개는 자동으로 풀려 버립니다.


틈틈히 아이 진도에 맞추어 아빠도 공부를 합니다. 직장일 아무리 바빠도 실은 시간만 내면, 아니 아이를 가르쳐 볼 의지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수퍼맨이 아닙니다. 이 아빠는 머리가 좋아서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엄마아빠가 해 보기도 전에 겁을 먹어서 그렇지. 막상 해 보면 또 자꾸 하다보면 가능해 집니다. 오히려 아이와 교감하며 욱하거나 화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더 힘들지, 높은 지적수준은 실제론 중요치가 않습니다. 

  

 실은 아빠도 아이가 초5가 되면서 갑자기 교과의 난이도가 어려워져 솔직히 순간 좀 놀랐었습니다. 아! 아이에게 뭔가를 설명해 주려면 중학교, 고등학교 기억을 다시 더듬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아이보다 진도를 조금 빨리 빼 보고 있습니다. 중학교,고등학교 수학책을 다시 보는 중입니다. 몇 십년 굳어버린 내 뇌를 깨우며. 그런데 신기합니다. 어렵다가 보다 오히려 재밌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 학교 선생님들께선 웃으실 겁니다. 근데 희한합니다. 중학교 그 시절엔 이해가 안 되던 내용들이 거부감없이 사르르 녹아들며 이해가 됩니다. 아마 이 뇌란 놈이 그때보다 철이 들어서 그런가 봅니다.  


겁 먹고 덤벼본 공부. 근데.. 그 내용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과거 내 어릴적 회상도 되고 참 새로운 경험이 됩니다. 내가 그 시절 공부했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스쳐 지나갑니다. 강산이 3번 바뀌었는데도 뇌가 기억을 하나 봅니다. 서론이 길어졌네요. 핵심으로 돌아와...


왕년에 공부 좀 하셨던 엄마아빠는 이미 아는 사실이라 별 감흥이 없을 겁니다만, 아이공부를 가르쳐 보며 느끼는 게 있습니다. 중요한 게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가지가 한 단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아이가 개념을 정확하게 숙지할 수 있도록 엄마아빠가 옆에서 설명해 주고 도와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 앞서 언급한 '한자어휘 교육의 중요성'과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통 아이들이 공부를 하려고 뭔가를 펼 때, 기본서를 펴기 보다는 유명학원이 만든 문제집을 딱 하고 폅니다. 그러곤 그 앞쪽에 있는 1쪽짜리 개념학습편을 읽습니다. 그러곤 바로 문제풀이에 들어갑니다. 물론 바로 문제를 푸는 것보다 개념학습편을 읽는 건 도움이 됩니다. 그것마져 안 읽고 문제로 덤벼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또, 처음 펼 친 것이 유명학원 문제집이 아닌 학교 기본교과서라고 해 봅시다. 기본서에 충실한 후 문제풀이로 발전하는 모습이 좋은 건 맞습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이 아빠가 살펴본 아이의 교과서... 그렇게 개념부분을 초심자 입장에서 친절하고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습니다. 교과서를 집필하신 훌륭한 분들께서 보다 많은 양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또 진도를 빨리 빼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으셨나 봅니다. 쉽고 자세한 개념 설명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어른이 봐도 심하게 축약/요약된 어휘와 문구들을 사용하여 개념부분을 매우 짧게 배열해 놓으셨습니다.


'음... 어떻게 하면 초심자의 입장에서 쉽고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아빠! 결국엔 네이0, 구0, 다0, 유트0의 지식백과와 같은 사이트를 봅니다. 아빠 어릴땐 검색사이트가 발달되지 않아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을 찾아봐야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아빠가 핵심개념, 핵심단어 위주로 쳐 봅니다. 놀랍게도 각 개념에 대한 백과사전적 개념 뿐 아니라 교수, 선생님, 일반인들이 올려놓은 설명들이 자세한 그림이나 삽화와 같이 참 잘 나와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운 어휘와 개념이 나오면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는 게 보통입니다. 다보면 문맥속에서 그 뜻이 이해가 되겠지...하면서. 언어(language)를 공부할 때는 그렇게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일일이 한 단어 한 단어를 찾으며 긴 글을 해석한는 것보다, 생각하면서 문맥상 그 단어의 뜻을 유추하며 읽는 그 방법. 하지만, 국어, 사회, 수학의 경우는 다릅니다. 이 아빠가 교육계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 경험과 아이를 직접 가르쳐 본 경험에 따르면, 읽다가 생판 처음보는 단어와 개념이 나오면 그걸 먼저 찾아봐야 합니다. 그 개념과 단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어, 그 뜻을 모르면 전체 내용이 아예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자연수, 정수, 분수, 유리수, 복소수, 약수, 배수, 임진왜란, 병자호란, 갑오개혁.... 우리엄마아빠는 이 한글로 된 단어들을 읽고 그 개념을 내 아이에게 설명할 수 있나요? 쉽지 않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근데, 이 단어들 옆에 한자와 영어를 병기해 놓으면 의외로 반은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차적으론 다 한자로 축약된 단어들이라 한자 또는 일본식 한자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앞서 언급을 했었습니다. 이와 연결하여 이 단어들의 개념을 사전 혹은 지식백과, 혹은 검색사이트로 하나하나 찾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그 뜻을 아이에게 설명을 해 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보통 간과하는 부분이 수학보다 국어와 사회가 그 개념숙지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들을 합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수학이 더 그래야 합니다. 수학은 대부분 원문인 영단어를 알고 그 개념을 접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일본식 한자가 우리아이들을 수포자로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고 이 아빠는 생각합니다.  


공부의 첫 단계는 문제부터 푸는 게 아니라, 처음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개념을 찾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또, 교재에 나와있는 개념만 찾아보는 게 아니라, 네이0나 구0, 다0에서 찾아보는 게 의외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거기엔 주요개념 만이 아니라 곁가지를 친 또다른 부가개념에 대한 설명을 참 친절하고도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끝.


2022.


picture: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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