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빛 Nov 23. 2022

한자어휘 교육의 중요성

유연근무하는 아빠

아이를 가르쳐보니, 한자어휘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한자로 도배된 세상, 아이는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합니다.


우리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자어휘 투성이입니다.  문해력.. 한자어휘를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아빠가 아이와 공부/숙제를 같이 하다 보면 절실히 느끼는 게 있습니다.  감정조절의 노하우도 중요하고, 또 중요한 한가지가 더 있음을 느낍니다. 아이에게 아주 적절한 어휘로 효과적인 설명을 해 줘야 하는 그런 노하우도 필요하구나~ 깨닫습니다. 아이를 가르칠 때에 간과하지 말고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한자어휘 교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말, 우리책은 한글로만 이뤄진 게 아닙니다. 한자, 일본식한자, 영어.. 그 중 한자를 모르면 책 속의 글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외국인과 우리말로 조금만 대화를 해 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또 아이를 가르쳐보면 대부분의 단어 단어들이 다 한자로 구성된 어휘들 투성이라서, 그 어휘를 헤체하여 풀어서 설명을 해 주어야만 이해를 합니다. 시중에 얘기되는 학생들의 '문해력 부족' 문제도 1차적으로는 독서부족에서 오지만, 그에 앞서 우리나라 글의 많은 부분이 한자어휘로 구성되어 이 한자어휘에 대한 해석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든 생각입니다. 돌려 생각하면,  책이나 교과서를 읽을 때 한자어휘만 어느정도 알아도 상당부분 이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한자어휘를 모르고 이해를 못하면 우리나라 글인데도 아무리 읽어도 이해를 못하는 까막눈이 되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지식인들이 외국서적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순수 우리말보다는 축약이 가능한 한자어휘를 사용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어를 축약해서 짧고 좋지만, 한자를 모르는 아이들은 그 뜻이 이해가 안 가는 게 당연할 겁니다. 심지어 어른인 이 아빠도 그러한데 말입니다.  


낫놓고 기역자 모른다는 말이... 꼭 국어자체를 몰라서가 아니라, 이 한자어휘를 몰라도 이런 현상이 되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나도 돌이켜보면, 학창시절에 공부가 어려웠던 원인 중 하나가 한자어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지 못한 탓이 크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 봅니다. 성인책으로 갈수록 한자어휘, 일본식 한자어휘가 책의 대부분을 도배하는 게 현실입니다. 지식용 책들을 볼때면 이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내가 눈만 떴지, 눈 뜬 장님인가? 왜 이렇게 어려운 단어들이 많을까?' 읽어도 속도도 안 나고, 한 페이지 넘기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한자 그리고 일본식한자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내 아이는 이런 폐해를 반복하게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자성어를 가까이 하게 하거나 같이 읽어 본다거나 어려운 어휘가 나오면.. 이건 물수에 길도. '수도'. 물길이란 뜻이야....라고 풀어서 설명을 해 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역지사지의 눈으로 보면, 아이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 글자에 함축된 뜻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부지기수일 텐데.. 얼마나 세상이 답답하고 그럴까...? 생각이 듭니다. 어른인 내가 봐도 참 이 세상이, 특히 우리나라는 말이, 우리 글이 어렵단 생각이 듭니다. 왜 영어처럼 풀어써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하지 못하는 걸까? 개전의정, 신의성실의원칙. 정수와 소수, 공약수와 공배수, 수륙양용자동차.. 꼭 이런 식으로 써야 할까?법학책, 과학책, 사회책, 심지어 수학책... 모두... 어렵고 답답한 어휘들로 도배된 세상. 다른 눈으로 보니 우리세상은 참 아이들이 살기에, 아니 이 아빠같은 어른이 살기에도 참 힘겨운 세상입니다.


2022-봄


사진 픽사베이


매거진의 이전글 서로 다른 두 아이의 성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