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아이가 쉽고 재밌게 수학, 과학에 다가갈 수 있게 할까 고민하던 중 도서관에서 이 책 '이야기코딩(채인선)'을 발견했어요.
아빠가 생각하기에.. 시중 대부분의 코딩 책들이 다소 생소하고 난해한 용어로 어렵게 씌여져 있다고 생각해요. 아빠와같은 비전문가에게 코딩은 아무래도 어려운 분야예요. 이 또한 학원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이 책은 좀 달랐어요. 저자가 비전문가여서인지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반려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참 재밌게 풀어내고 있었어요. 코딩을 배운다는 느낌보다는 생활속 이야기를 풀어나가듯 코딩에 쉽게 다가가도록 유도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빠가 찾던 책이 바로 이런 책이예요.
강아지가 주인의 심부름으로 장작을 혼자서 사오는 이야기가 나와요. 또, 여행떠난 주인이 없는 집에서 실수로 집안에 갖힌 고양이가 집을 탈출하는 과정을 재밌게 그려내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하나의 재밌는 이야기를 읽어 나가면서 코딩을 같이 생각하게 해요. 간접적으로 코딩의 원리를 체득하게 하는.
그런데... 문제는 정작 책이 아니라 아이에게 이 책을 권하는 과정에서 생겼어요. 책이 좋아 아이에게 권했더니, 아이가 책을 거부해요. 코딩은 재미없고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인 거 같아요. 그동안 아빠 욕심에 코딩이 중요하다는 생각만 앞서, 아이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닌 아빠의 의지로, 어려운 여러 코딩 책을 빌려 읽혔던 아빠의 잘못이예요. 역시나 아이가 조금 읽다가 재미없다고 더 안 읽고 반납을 했었구요. 아이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어떤 거름작업 없이 부모입장에서 강요한 셈이 된 거였죠.재미보단 배워야 하는 의무로 여겨졌었구나 싶어요.
(아빠가 첫째아이에게) "이 책 한번 읽어볼래?"
(첫째아이가 겉 표지의 제목만 보더니) "싫어요~ 재미없어요~"
(아빠가 슬쩍 이번에는 둘째아이에게) "얘야~ 이 책 니가 좋아하는 고양이 나오는 이야기인데, 읽어볼래?"
(둘째아이가) "내가 읽을래~"
(아빠가 애들에게) "얘들아~ 아빠가 이거 완전 재밌게 읽었거든~ 이 책 테이블에 올려놓을 게. 학교갔다와서 시간 날 때 한번 읽어봐, 넘 재밌어~" (하고서 책을 테이블에 올려놓았어요.)
고양이, 강아지를 좋아하는 동생 반응에, 첫째아이가 다시금 유심히 책에 관심을 가져요. 우선은 강요하지 않고 한번 읽어보도록 유도해 보는 단계예요. 이 이후에 읽고 안 읽고는 아이의 몫. 강요는 독. 예전에 안 읽겠다는 책을 아빠가 조용히 먼저 읽는 모습을 보여 주었더니, 또재밌다면서 책을 쓱~ 테이블에 올려놓았더니, 아이가 학교갔다와서 심심해 슬쩍 읽어보다가 책 재미에 빠져 끝까지 읽어나간 경우가 많았어요. 그 방법을 써 보려는 거예요.
아빠는 생각해요. 아이가 정말 관심사가 달라 어떤 분야의 책이나일을 거부한다면, 그건 할 수 없죠. 괜찮아요. 관심있고 재미있는 일을 하길 오히려 아빠는 바라니까요. 그치만, 아빠의 과거처럼, 어떤 좋은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적인 이유로 그걸 접할 "기회"가 없어, 그 좋은 것을 미쳐 경험해 보기도 전에 무작정 '이건 나에겐 맞지 않아'라거나 '나는 그 능력 혹은 머리가 부족해'라고 섣불리 판단하여 포기해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게 아빠의 작은 바램이예요.
알고보면 참 재밌고 쉬운 거였는데. 어릴적 그 당시에 이 재미와 방법을 몰라.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의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기득권의 틀 속에서 어려운 전문용어로 도배된 서적들에 압도당해. 아~ 이 분야는 내가 범접하기 어려운 분야구나~, 내 취향이나 능력 밖의 분야구나~하고 포기해 버리는..그런 억울함을 당하진 말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어요. 어릴 적 수학, 과학을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접했었다면, 아빠는 어떻게 변하였을까 웃픈 상상도 해 보며.
그래서, 오늘도 이 아빠는 어떻게든 도서관에서 쉽고 재밌게 쓴 수학책, 과학책을 먼저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하는 거예요.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게끔 쓱오늘도 테이블 위에 이런 책 저런 책을 올려다 놓아요. 아이가 자연스레 책 첫 페이지를 읽다가 어~ 재미있네 하면서 끝까지 웃으면서 읽어내려갈 모습을 상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