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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생활1_선생님도 두려웠던 고교학점제

2022개정교육과정

by 홍홍

공립학교 교사는 일정 시간이 되면 학교나 지역을 옮기는데, 어느 학교를 갈지 고민이 크다. 희망대로 다 되지는 않지만 고등학교를 선호하는 선생님, 중학교로 가고 싶다는 선생님으로 나뉜다. 나는 고등학교를 좋아하는 교사이다. 나와 달리 중학교를 선호하는 분도 많은데, 특히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며 중학교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고교학점제, 무엇이 선생님을 힘들게 할까? 선생님도 힘든데 학생은 어떨까? 긴장으로 시작한 새 교육과정, 물론 학교는 많은 연습을 하고 학생들을 맞이했다. 그렇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


수 년간 준비해 온 고교학점제. 드디어 2025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들이 맞이했다. 고교학점제의 또 다른 이름, 2022개정교육과정의 주요 특징을 쉽게 설명해 본다.

미래 역량 강화: 디지털 소양, AI 교육, 기후·생태환경 변화 대응 등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기르도록 교육 내용 강화한다. 관련 교과목이 생기고,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이며, 디지털 창의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그동안 이야기했던 4차 산업혁명이 여기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학생 맞춤형 교육: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맞춘 다양한 과목 선택이 가능해졌고,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생이 원하는 교과목을 직접 선택해 이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1 학생들은 입학한 지 100일도 안 되어 2학년과 3학년 교과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 즉, 중간고사를 보고, 중학교 때보다 훨씬 떨어진 성적을 받고 현실을 인식할 때, 내년과 후년에 배울 교과를 선택하도록 안내 받는다. 교사로서 대학 학과 안내, 고등학교의 교과 안내, 원하는 학과에 따른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학생이 짤 수 있도록 숨가쁘게 설명한다. 학생들 입장에선 중간고사 끝나면 수행평가로 눈코 뜰 새도 없는데, 내년과 후년에 배울 과목을 고르라니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처럼 고등학교의 일정은 정말 빠르게 진행되어 교사와 학생 모두 숨 돌릴 틈이 없다. 학생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줄 수가 없을 정도이다.


통합형 교육과정: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융합형 교과가 신설,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른다. 1학년은 공통과목, 2,3학년 때는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 과목 중에서 골라야 한다. 낯선 교과목명을 헤치고,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과학탐구, 사회탐구 과목을 구성해야 한다. 어렵다.


교수·학습 및 평가: 최소성취수준 보장이라는 제도가 있다. 출석만 하면 진급했던(수업일수 충족) 이전 학년과는 달리, 고1부터는 배운 내용의 40%는 알고 있어야 진급이 가능하다. 교과 성취도가 40%가 안 되면 보충수업을 들어서 해당 학기에 수강한 수업의 내용은 40% 이상 이해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제는 학교에 와서 엎드려 자다가는 졸업을 할 수 없다. 고1부터는 교과목당 들어야할 이수시간도 채워야하고, 성취수준도 충족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가 고1은 아직도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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