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복도에 소문이 흘렀다.
“오 과장님이 또…”
사람들은 눈을 피했다.
나사원이 어깨를 으쓱했다.
“다들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닌가요?”
이부장이 웃었다.
“글쎄. 직접 겪어보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그날 오후.
나사원은 고객 보고 초안을 만들었다.
일정표에 진행률을 정리해 올렸다.
오과장 자리로 가 설명을 드렸다.
의외로 다정했다.
“나사원, 꼼꼼하네. 커피 한 잔 할래?”
돌아오며 그는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괜찮은 분 같은데…”
다음 날 아침.
나사원은 공유 문서에 적었다.
-> 지연 원인: 연동 항목 검토 필요
이름은 쓰지도 않았다.
그런데 곧 알림이 울렸다.
제목이 굵은 단체 메일.
“왜 제 파트 문제로 몰아요? 누가 승인했습니까?”
이어서 짧은 메일 하나 더.
“당신 때문에 고객사에 오해 생기면 책임질 겁니까?”
참조에는 김상무, 임대리, 이부장까지 모두.
어제의 따뜻한 커피는 사라졌다.
굳어 선 나사원에게 이부장이 말했다.
“숨 한번 크게 쉬고, 답장 말고 따라와.”
회의실. 물 한 잔을 건네며 앉혔다.
잠시 후, 임대리도 들어왔다.
“네가 틀린 건 없어. 다만 그분은 이해관계만 건드리면 급히 달라져.”
문이 닫히자, 이부장이 낮게 말했다.
“회사는 다양한 사람이 모인 곳이야.
어떤 사람은 친절하다가, 자기 이익이 걸리면 바로 변하지.
그게 그분의 ‘정상’일 수 있어.
맞붙지 마. 필요할 때만, 기록을 남기면서, 거리를 둬.
엮이지 않는 게 상책이야.”
잠시 뒤 김상무의 전화.
“개인 톡 말고 관련자 포함해 메일로 정리해.
감정 빼고, 사실과 일정만.
이부장, 네가 코치해.”
우리는 문서를 고쳤다.
“누가” 대신 “무엇”에 집중했다.
사실과 일정만.
그 뒤로 나사원은 오 과장과 1:1 대화 대신
팀 채널에서 필요한 말만 했다.
점심에 그는 물었다.
“부장님, 저만은 예외일 줄 알았어요.”
이부장이 웃었다.
“큰 수의 법칙이지. 언젠가는 네 차례가 와.
중요한 건, 그때 어떻게 네 선을 지키느냐야.”
며칠 뒤 보고는 무사히 지나갔다.
복도에서 오 과장을 만나도 Ethan은 예의만 지켰다.
불필요한 친밀함도, 불필요한 대립도 없었다.
돌아오는 길.
이부장이 어깨를 툭 쳤다.
“잘했다. 기억해라.
잠시 친절했다고 영원히 안전한 건 아니야.
그런 유형은 피하고, 엮이지 말고, 문서로 남겨.
그게 네 에너지를 지키는 길이다.”
처음엔 누구나 괜찮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걸리면 달라지는 사람도 있다.
잠시의 친절에 기대지 말고,
불필요한 1:1을 피하고,
기록과 절차로 거리 두며 일하라.
엮이지 않는 게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