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부가 자주 궁금하지 않았으면 한다.

잘 지내니라는 말 앞에서

by 그럴 때도 있지
출근길에 건네 받은 전화 @애월책방 이다

“요새 소식이 없어서, 잘 지내니?”


‘아니요’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지만 이내 삼킨다.

잊고 지낸 버거움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잘 지내니라는 질문 앞에서

잘 지내야만 할 것 같아 겁이 난다.


괜찮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분명 아실 텐데…

괜찮았으면 하는 마음이겠지.


단단하고 강단 있게 살길 바라는 마음

모르는 바 아니라

대답할 때마다 자주 곤란해 진다.


물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괜찮은 날보다 괜찮지 않은 날.많으니.

궁금하다면 기다려주세요 @소심한 책방

그러다 넘어질까 노심초사라면

이제는 접어두어도 될 마음이다.

이미 나는

넘어질 자리를 봐두고

잘 넘어질 줄도 안다.


이제부터는

넘어질 일 따위는

스스로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


당신 생각보다

나는 자주 괜찮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말이다.


당신의 염려와 걱정은

내 몫이 아니니

나는 내 몫의 여기,

이 삶을 일단 살고 볼 일이다.


당신에게

내 안부가

자주 궁금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짜 안부가 궁금한지

알길 없느니.


받지 않은 전화가 있거든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만

품어주었으면 한다.


견디기 어려운 날이 오거든

‘괜찮아?’라고 물어주는 사람들에게 기대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 속에 있으면 그걸로 되었다.


그곳에서는 마음 놓고 울어도

“그럴 수 있지, 그래도 돼”라고

말해줄 테니.

말을 고르고 마음을 고르는

내 수고를 덜 수 있으니.


그런 얼굴들이 여럿 떠올라

안심되는 오늘이다.


나도, 당신들도

모두 괜찮은 오늘을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잘 지내라는 물음에

‘그럼’이라고 거리낌없이 대답할 수 있도록.


잘지내? 대신, 어떻게 지내? 라 물어봐 주세요 @올레 17코스(요새 어떻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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