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m Crush에게

by 리브로나

솔직히 처음에는 몰랐다.

나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같이 하는 동료랑 떠드느라 바빴고 운동하기만 해도 힘들어 주변을 못 봤었다.

어느 순간 나시 입고 몸 두꺼운 네가, 항상 당연하게 혼자서 운동하던 네가 그냥 눈에 띄었다.

너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노출이 강한 너는 존재감이 컸다.

운동하는 너를 걑눈질로 보게 되었다.

헬스장이 사방팔방 거울인게 참 좋았다.

내 몸 보는척하면서 너를 봤다.

네가 너무 열심히 해서 나도 열심히 했다.


그렇게 네가 운동하는 것을 몰래 진짜 몰래 봤었는데, 네가 나를 알아챘다.

그래서 너도 나를 봤다.

나는 그제서야 알았지... 아 내가 보는 것도 너는 다 느꼈겠구나.

아 이게 고스란히 다 느껴지는구나?

얼마나 쪽팔리던지... 내가 당해보니까 너무 티가 나더라.

몰래 보는 게 몰래 보는 게 아니었던 거다.


어느 날은 우리가 헬스장 앞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같이 기다리게 됐다.

어느 날은 그 똑같은 횡단보도로 니가 걸어오고 나는 너를 바라봐 눈이 마주쳤다.

어느 날은 헬스장에서 네가 정면으로 빤히 쳐다봤다.

어느 날은 우리가 운동하는 공간이 겹쳤다.


그날은 아주 집중을 못했다.운동이 어렵지도 않았는데 숨이 찼다.

내가 너무 작아졌다. 네 옆에 있으니까 내가 너무 쪼그라들었다.

하 그렇게 한번 같은 거울을 바라보고 운동을 해보고 슬퍼졌다.

너는 30KG를 양쪽에 들고 숄더프레스를 했다.

나는 7KG로 데드리프트를 했다.


그 다음날 나는 너를 피했다.

네가 볼 수 없는 곳의 기구를 썼다.

네가 오고 가고에 대해 철저히 무시하기로 했다.

노이즈 캔슬링과 함께 한 면의 거울 속 나만 봤다.

나는 몸이 더 좋아지고 싶었다.

네 옆에서 좀 더 당당해지고 싶었다.


그러고 네가 없어졌다.

아...? 갔나보다하고 실망했고, 여러 날을 확인해도 없어서 체념했다.

아쉽지만 지금의 나는 너를 마주할 수 없었으니 그 편이 더 나았다.


근데 오늘 점심시간에 회사 주변을 배회하는데 우연히 널 봤다.

물어보고 싶었다.

헬스장 이제 안다니냐고

근데 그러기엔 우리가 아무말도 안한 사이잖아?

결국 못 말 할 거 였 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나의 Gym Crush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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