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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나 Feb 24. 2023

아까운 광고 : 인간 VS 인조인간

Johnnie Walker_HUMAN (2006)

더이상 미디어에서 볼 수 없는ㅡ

새로운 광고로 잊혀지기에는ㅡ

광고 카피라고 무시해 버리기에는ㅡ

너무나 아까운 광고 이야기


illustrated by Yunna



최근의 핫 키워드인 챗GPT가 단연 화제입니다.

(ChatGPT: Open AI社가 개발한 GPT3.5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모니터에서 글자가 오가는 이 채팅 서비스가 화두에 서게 된 것은

바로 인간이 고유한 영역이라고 자부했던 “창조”와 “소통”의 영역에

성큼 발을 들여 놓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기술이 얼마나 발전하는지를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들어오지 못할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 어디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고민이 최근의 일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06년 온에어 된 스카치 위스키 Johnnie Walker (조니워커)의 60초 광고에서도

같은 물음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의 안드로이드와 그의 독백이 스토리 전체를 끌어가는 이 광고는

단 한 명의 인간도 등장하지 않음에도 타이틀은 아이러니하게도 “HUMAN”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광고보다 “인간’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게 하지요.


메세지는 이렇습니다.


-       COPY -

I’m faster than you.

I’m stronger than you.

Certainly I’ll last much longer than you.

You may think I’m the future.

But you’re wrong.

You are.

If I had a wish, I wish to be human.

To know how It feels to feel

To hope, to despair, to wonder, to love.

I can achieve immortality by not wearing out.

You can achieve immortality simply by doing one great thing.

KEEP WALKING


나는 당신보다 빠르죠.

나는 당신보다 강하고요.

확실히 나는 당신보다 오래 남아있겠죠.

당신은 아마도 내가 미래라고 생각할겁니다.

하지만 아니에요.

당신이 미래에요.

나에게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되는 거에요.

느낀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어요.

희망을 갖는다는 것, 절망한다는 것, 놀라워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을요.

나는 닳지 않음으로써 불멸에 이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이 위대한 것 하나를 통해 불멸에 이를 수 있습니다.


“KEEP WALKING”


(영상 다시보기: Johnnie Walker - Human (The Android) HD Version - YouTube)




조니워커의 브랜드 슬로건 “KEEP WALKING”을 정말 스마트하고 아름답게 풀어낸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조니 워커는 맛이라든가 향이라든가, 역사라든가 제조하는 기술 같은 그 어떤 브랜드의 속성에 관한 구체적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위스키의 더 본질적인 가치 바로 “인간성”에 관한 통찰을 통해 조니 워커만의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는 풍요의 상징인 동시에 황홀경의 상징입니다.

조니워커는 술을 마셨을 때의 창조성과 쾌락은 강조하고 죄책감은 덜어주는 장치로써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통찰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니워커의 메세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더 강하고

더 빠르고

더 완벽한

물리적으로 더 우수한 존재가 꿈꾸는 존재는…


실수하고

무너지고

흔들리는

한없이 나약하고 불안정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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