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아무리 쳐다봐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름이 뭐 없을까… 고민하다가 ‘윤나’라는 이름이 떠오르셨답니다.
계속 보고 싶은 은은한 빛이 도는…
공을 들여 닦고 광을 내야 생기는…
오랜 시간 세심한 손길이 닿은…
반짝이고 귀한 이름
그것이 바로 제 이름 ‘윤나’입니다.
어슐러 K. 르윈의 판타지 소설 [어스시의 마법사]는 ‘진정한 이름’을 찾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대현자 ‘침묵의 오지언’이 주인공을 제자로 받아들일 때 해 준 일은 바로 ‘게드’라는 이름을 준 것입니다. 그 후로 오지언이 오랜 시간 게드에게 가르쳐준 것은 현란한 변신술이나 신기한 마법 주문이 아니라 사물의 ‘이름’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게드가 용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실수를 극복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것도, 그리고 마지막에 오랫동안 자신을 공격하던 그림자로부터 자유를 얻게 된 것도 그들의 진정한 이름을 알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최강 빌런, 볼드모트 역시
“난 새로운 이름을 마련했어. 언젠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가 되었을 때 만방의 마법사들이 두려워서 감히 입에 담지도 못할 이름을 말이야!”
라고 말했고 결국 그 이름은 소리 내어 말하는 것 만으로 매우 위험한 금기가 되었죠.
진정한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이름의 의미를 안다는 것이고, 그 의미를 알게 되면 그 존재의 이유와 방향을 알게 되는 것이 되겠죠. 그러니까 이름을 안다는 것은 전부를 아는 것과 같습니다. 이름은 그 존재의 본질이니까요.
이름에 대해서 왜 이렇게 길게 이야기하고 있느냐고요? 바로 이 카피를 소개해 드리고 싶기 때문이죠.
ㅡ COPY ㅡ
“역사에 남지 않아도 누군가의 가슴에 남았다면, 그것은 좋은 이름”
(歴史に残らなくても誰かの胸に残ったならそれは良い名前)
이 멋진 카피의 주인공은 바로… 네임펜입니다. 네, 우리가 학용품에 지워지지 않도록 이름을 써 놓는 그 네임펜이요. 일본 네임펜은 아이들 학용품에 이름이 쓰인 평범한 사진에 이 카피를 얹어 신문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학기 초, 내 공책에 이름을 쓰는 그 순간을 이 광고는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네임펜을 쥐고 내 이름을 쓰면서 우리는 생각해 보게 되죠.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있는 자신의 이름에 대해서요.
이 소박한 광고 한 편은 우리 모두의 이름을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이름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좋은 이름이란, 대단하고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의 것만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그 안에 새겨져 있다면 그 모두가 좋은 이름이니까요.
자신의 이름을 소중히 여겨 주세요.
그 안에는 이름을 지어 주신 이의 마음이, 그 이름으로 살아온 여러분 삶의 여정이, 그 이름을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