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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노르망 Apr 01. 2024

여덟 번째.  개인정보 유출


여덟 번째.  개인정보 유출 



SNS에 많이 노출된다는 것은 그만큼 내 정보가 많이 유출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 경우 개인 정보의 보안벽이 얇아진다. 휴대폰에 앱을 깔거나, 어딘가에 신규 가입을 하거나 하는 활동을 늘 꺼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터넷 뱅킹도 하지 않는다. 불편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글쎄... 편안함을 겪어보지 못해 지금의 내가 얼마나 불편한 상황인지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 뱅킹이나 카톡이나, 그 밖의 ‘편리한’(정확히는 ‘편리하다고들 하는’) 매체들과 이래저래 깊은 인연을 맺지 못했기에. 


주로 무통장 입금을 이용하고, 산책 겸 근처 은행에 걸어가 송금을 한다. 비나 눈이 많이 오거나, 너무 늦은 밤에 급박하게 송금해야 할 경우라면 룸메이트에게 대신 송금해 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성가신 때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불편하지는 않다.(고 지금까지는 생각한다.)


카톡에 대한 내 생각도 그와 비슷하다. 인터넷 뱅킹보다는 무통장 입금이 불편하고, 카톡보다는 문자 메시지가 불편하지만, 대신 심리적으로 평안하고 안심이 되며, 방해를 받지 않으니까.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아직까지는 큰 불편함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정보는 적어도 나의 동의하에 넘기고 싶다는 매우 고전적인 생각에서. 

개인 정보 이용 방침에 연달아 서명을 해야 할 때, 개인 정보 이용 내역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알지도 못하는 업체명들이 줄줄이 이어질 때, 나는 이런 과정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로, 충분한 설명과 단 한 번의 서명으로 충분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편리함과 불편함의 차이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로서는 타인들이 편안하다 하는 지금의 삶이 썩 편치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카톡을 하지 않는(왠지 ‘인터넷 뱅킹을 하지 않는’이라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보이는) 이유들 중 하나다. 


카톡으로 인해 더욱 빈번해질지 모를, 개인 정보 유출에의 두려움과 최소한의 거부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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