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 뭔가에 호기심을 느껴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다.
만약 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카톡의 매력을 발견한다면, 하루 종일 거기에 매달려 있고도 남을 위인이 바로 나이다.
카톡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답하고, 카톡의 프로필 사진이나 그 밖의 꾸밈새에 신경을 쓰며 바꾸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면 거기에 점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내가 유지하던 삶의 박자를 잃을 것이다.
광고 문자에도 서서히 관심을 기울이겠지. 내 취향을 저격한 물건들이나 관련 사이트들을 눈 부릅뜨고 지켜보느라 산책을 하는 시간이나 책을 보는 시간이 줄어들지 모른다.
내가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줄까 우려했던 ‘지연된 답신’을 막상 내가 받게 되었을 때도 과연 느긋하게 반응할 수 있을지. 사실 이 부분만큼은 누구보다 잘 참아낼 자신이 있지만.
어쩌면 카톡을 함으로써 불거질 예기치 못한 일들에 또 다른 시간을 허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카톡 창에서 차마 눈을 떼지 못하는 나와 그것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장면이 나로 하여금 선뜻 카톡의 세계로 들어서지 못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