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만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데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따른다.
휴대폰이 보급화 된 이래 인류가 문자를 친 역사도 꽤 오래되었건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건 그 때문이다.
문자, 말, 상황의 간극은 때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예컨대 내 경우, 상대방의 이런 문자에는 일단 긴장하는 편이다.
“네네”
“네”를 한 번만 하지 않고 두 번을 반복했다는 건 왠지 내 문자가 귀찮게 여겨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마치 “알았으니까 또다시 말하지 마”라고도 들린다.
이와 달리 상대방은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닐 수도 있다. 혹자는 “네”를 한 번 하는 것보다 두 번 하는 편이 더 잘 알겠다는 표현이자 다짐이라 여기고 그런 문자를 보냈을 수도 있으니까. 아니면 그저 습관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느 편이 진실인지는 오직 문자를 보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런가요?”와 같은 되묻는 표현이나 물음표 또한 이모티콘을 수반하지 않을 경우 따지거나 화난 듯한 어조로 들린다. 물음표가 있는 문장은 일단 그 어조가 높을까 혹은 낮을까를 신경 쓰게 되는 것이다.
도무지 문자는 들을 수가 없으므로.
“제가 나중에 연락드릴게요.”와, “제가 잠시 후 다시 연락드릴게요.^^”는 분명 다르다.
전자는 무뚝뚝하고 바빠 보이는 반면, 후자는 당신에게 연락하는 게 싫어서 미루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해 준다.
“알겠습니다!”와 같이 느낌표를 자주 쓰는 문장은 씩씩하고 힘차다. 어조가 우렁차더라도 이 문장이 화가 나있다고는 좀체로 생각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 문자를 통한 타인과의 교감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카톡을 시작한다면 현재 받고 있는 문자보다 더욱 많은 문자들을 읽어야 하고 보내야 할 것이며, 그에 비례하여 오해의 가능성도 커질 것이 예상된다.
이것이 내가 카톡을 하지 않는 일곱 번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