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시 Apr 22. 2022

세탁소 가깝지만 먼 곳

지난 토요일 드디어 옷장 정리를 했다.

묵은 겨울옷을 드레스룸 옷걸이에 걸고 가벼운 봄옷을 안방 옷장에 넣었다.

옷 정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

"옷 참 많다."

이렇게 옷이 많은데도 왜 계속 옷을 사고 싶어질까

진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기억력은 짧기만 하다.

옷더미에 파묻혀 옷 정리를 한 후에도 인터넷 쇼핑몰을 기웃거릴 것이 분명하다.

(아침에도 좋아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세일을 하길래 장바구니에 가디건을 담았다.)

옷정리의 마지막은 겨울 코트, 패딩을 세탁소에 맡기는 일이다.

우리집 근처 세탁소가 하나 있긴 한데 한번도 가본 적이 없고 예전 이사오기 전 아파트 주변의 세탁소를 아직도 다닌다.

이삼주에 한번 정도 세탁소 할인 문자가 오는데 오늘 드디어 왔다.

"모든 의류 20% 세일" 

원샷원킬로 겨울 옷을 맡겨야 한다.

할인은 오늘뿐이고 오늘하지 않으면 옷장 한 켠에 걸린 겨울 옷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오늘하지 않으면 진정한 봄을 맞이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어젠 낮기온 20도가 넘지 않았는가

일단 옷을 꺼내봤다.


아이들 패딩 2벌 - 설 지나고 집에서 한번 세탁을 해서 비교적 깨끗하다

나와 남편 패딩 3벌 - 지난 결혼 기념일에 커플로 산 패딩 2벌과 남편 경량 패딩

겨울 코트 3벌 - 나의 출근복이다. 지난 겨울 한 번도 입지 않은 하얀 울코트는 이번 세탁에서 빼야겠다.

남편 울니트 1벌, 내 울가디건 1벌  


이렇게 모두 10벌을 한번에 들고 가려니 무겁기도 하고 롱패딩 롱코트 덕분에 길어서 한껏 높이 치켜 들고 가야했다.

일단 차에 싣는 것까지는 무난히 했는데 문제는 세탁소 주변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두어번 돌아야했다.

겨우 한 자리 발견해서 주차한 후 다시 그 옷들을 높이 쳐들고 세탁소에 도착했다.


아이들 패딩은 겨울내 입었기 때문에 소매랑 더러워져서 한 번 세탁을 했다.

집에서 세탁을 하면 빨기도 힘들지만 말리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물이 빠질 때까지 하루 정도 걸어둬야 해서오리털 냄새가 화장실 가득하다. 건조기로 말린 후엔 솜이 뭉친 곳을 두드려서 펴줘야 한다. 세제가 잘 헹궈지지 않으면 하얀 세제 자국이 옷에 남기도 한다.

그렇게 아이들 옷 세탁을 스스로 한 후 꼭 세탁소에 맡겨야겠다고 다짐했다.

내 울 가디건도 마찬가지다. 겨울과 초봄에 많이 입는데 세탁소에 자주 맡기는 것이 그래서 집에서 한 번 빨아봤더니 울샴푸로 해도 옷이 쭈굴쭈굴해졌다.


옷을 관리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옷보다 더 좋은 것은 깔끔한 옷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주 세탁을 하는 편이다. 예외는 겨울 겉옷이다.

집에서 세탁하려면 너무 힘이 들고 세탁소에 맡기는 것도 번거롭다.

그래서 겨울 옷 정리의 최종 단계인 것이다.

20% 할인을 해도 거의 10만원 돈이 나왔다.

집에서 하면 하루 종일 해도 못했을 것이다.

돈을 아끼는 것도 좋지만 잘 관리를 해서 오래 입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겨울 옷 정리가 드디어 끝이 났다.

4-5일 걸린다고 하니 다음주에 찾으러 가야하는데 다음주에는 남편에게 찾아오라고 시켜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손가락 빠는 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